이만섭의장 "대권 과욕 때문에 국회 파행"

  • 입력 2001년 4월 17일 23시 02분


“국회가 대권전략에 이용되기 때문에 여야가 격돌하게 되고 강경해진다.”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은 17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의회를 사랑하는 사람들’(회장 손봉숙·孫鳳淑) 초청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의장은 ‘16대 국회 1년간의 성과와 전망’이란 주제의 강연에서 “대권은 하고싶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하늘이 내리는 것”이라며 “대권은 양심적으로 국민과 나라를 위해 일하다 기회가 주어지면 하는 것인데 죽으나 사나 욕심내면 본인만 이상해질 뿐만 아니라 국회도 시끄러워지고 나라에도 도움이 안된다”고 비판했다.

이 의장은 ‘3당 정책연합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강한 여당은 국민지지를 받을 때 되는 것”이라며 “민주주의는 다수결 원칙이니 수(數)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지지를 어떻게 받느냐가 중요하며 정책판단 기준을 국민에 둬야 한다”고 답변해 우회적으로 이를 비판했다.

이어 그는 “16대 국회는 어느 때보다 애국심 있는 국회이나 때로는 (의원들이) 용기가 부족하지 않나 생각된다”며 “당론이라고 정해놓으면 잘못됐다고 생각해도 ‘따라가야지’ 하는데, 당론 결정 과정에서 용기있게 얘기해야 하는데도 그게 잘 안될 때가 있다”고 후배 의원들에게 충고했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