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관광위]"방송이 언론장악 나팔수 노릇"

  • 입력 2001년 4월 17일 18시 27분


17일 국회 문화관광위에서 여야는 김정기(金政起)방송위원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신문고시(告示) 부활에 대한 공영방송사의 보도 태도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공영방송이야말로 개혁 대상”이라고 비난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정치권이 이를 문제삼는 것은 방송의 독립성을 해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심규철(沈揆喆·한나라당)의원〓공정거래위가 신문고시 부활을 추진한 이후 KBS와 MBC는 9차례씩 이를 보도하면서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했다. 강제투입과 경품제공을 고발하는 시민들, 신문개혁 요구단체의 출범과 신문고시 부활의 필요성을 주로 내보내는 등 공정위 대변인과 같았다.

▽신기남(辛基南·민주당)의원〓방송편성에 대한 정치권의 과도한 개입은 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 방송의 정치적 독립은 방송법 제정을 통해 충분히 실현됐다.

▽남경필(南景弼·한나라당)의원〓대우자동차 폭력진압사태와 관련해 KBS는 하루 뒤인 11일 9시 뉴스에서 26개 꼭지 중 23번째로 다뤘다. 반면 미 정찰기 승무원 석방 소식은 톱뉴스로 다뤘다. MBC는 9시뉴스에서 31개 꼭지 중 19번째로 다루면서 폭력진압은 축소, 외면했다. 국민의 인권유린 사태가 미군 석방보다 덜 중요한가.

▽고흥길(高興吉·한나라당)의원〓방송의 신문 공격이 도를 넘고 있다. MBC는 올 들어 100분 토론에서 4번이나 언론을 다뤘고, PD수첩은 2번 다뤘다. 반면 전 국민을 분노시킨 의약분업 문제는 작년 11월 이후 100분 토론에서 단 한번 편성됐다.

▽최용규(崔龍圭·민주당)의원〓매체간 건전한 비판을 활성화해야 한다. 최근 MBC가 언론계 전반의 문제를 다룬 매체비평 프로그램을 주 1회 편성한 것은 고무적이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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