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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3월 15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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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해석은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의 방북을 수행한 정부측 인사의 설명으로 뒷받침된다. 그는 “관광특구 지정을 통해 앞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자본의 자유로운 대북투자 환경이 조성됐다. 금강산 유람선관광의 경우 현대라는 기업이 북한당국과 추진해온 것이어서 사실상 내 외국인의 투자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었다. 개성 관광은 1박2일이 적당한데 개성에는 온돌과 기와지붕을 갖춘 전통한옥 스타일의 여관 1채(객실 100개 규모)뿐이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얘기로 미루어 숙박시설 등에 대한 대외투자가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짐작된다.
정부는 개성과 내금강 관광특구를 하루 빨리 지정, 내년 6월로 다가온 월드컵대회 전후로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중요한 관광상품으로 개발한다는 계획도 이미 세워둔 상태다.
북측의 관광특구 지정을 최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중국 상하이 방문 등과 관련해 제기되는 개방경제체제로의 변화가능성과 연계시켜 보면 북측이 ‘관광’을 체제전환이라는 실험의 소재로 선택한 것이 아니냐하는 분석도 가능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특구 내의 도로 전기 통신 상하수도건설 등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유치와 호텔 건설을 위해 외부자본을 유치하더라도 ‘자유경제 체제로의 전환’이라는 시각을 피할 수 있다는 견해도 대두된다. 이같은 견해는 또 그리 큰 부담없이 중국과 비슷한 성격의 ‘경제특구’체제를 실험해 보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비무장지대를 열차나 도로로 통과하는 최초의 북한 관광코스로 9월로 예정된 경의선 남북한 철로 개통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경의선 철도 이용시 ‘서울↔개성’은 1시간 반 소요거리. 김 장관은 4박5일 간의 방북 중에 하루를 내어 수행원과 함께 개성을 방문해 선죽교 왕건릉과 만월대 등 북측이 외래 관광객에게 공개할 것으로 보이는 유적을 두루 살펴보았다. 개성의 성균관은 현재 박물관 형태로 일반에 공개돼 있었다는 것.
왕건릉과 만월대는 김일성(金日成) 주석과 김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복원된 것이라는 설명도 들었다고 전했다. 선죽교 만월대 등 유적도 잘 보존돼 있었다는 것이 방북단의 전언. 내금강 관광특구의 접근로에 대해 남측 방북단으로부터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그러나 유람선을 통해 접근하는 금강산이 오가기에 너무 불편하다고 지적한 점으로 미뤄 고성의 내금강관광특구 역시 개성과 마찬가지로 육로(철원선 복원)를 통해 관광이 이뤄질 것으로 추정된다.
<조성하기자>summ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