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대통령 귀국 "세무조사관련 발언 근본취지 왜곡"

  • 입력 2001년 2월 11일 18시 44분


김영삼(金泳三) 전대통령은 11일 “대통령 재임 당시 언론사에 대해 세무조사를 해보니 좋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는 내용의 도쿄(東京) 발언에 대해 “얘기하려 한 근본 취지는 (그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6박7일간의 일본방문을 마치고 이날 오후 귀국한 김 전대통령은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언론이 좀 숨을 쉬는 듯하니까 협박용으로 세무조사를 하는 것이고, 따라서 언론이 단호히 결합해서 저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도쿄 발언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또 “언론사 세무사찰은 김대중(金大中)이 이제 실질적으로 임기가 끝났고 최후의 돌아오지 않을 다리를 확실히 건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전대통령은 “도쿄발언의 본 뜻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는 기자들의 거듭된 요청에 “대답하고 싶지 않다”며 자리를 떴다. 그는 이날 오후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대한민국서예대전을 관람했다.

이날 공항에는 김 전대통령을 맞기 위해서 나온 듯한 박관용(朴寬用) 서청원(徐淸源) 손학규(孫鶴圭) 정병국(鄭柄國)의원과 주진우(朱鎭旴)총재비서실장 등 한나라당 의원 10여명의 모습이 보였다.

한편 김 전대통령의 도쿄발언에 대해 민주당 김영환(金榮煥)대변인은 “지난 정권하에서 언론사 세무조사를 정치적으로 악용했음이 전직 대통령에 의해 드러났다”며 “이런데도 94년 세무조사는 정당한 일이고, 지금은 언론탄압이라는 한나라당의 논리는 자가당착이고 이율배반”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신한국당 시절 4개월 정도 대표를 지냈다고 YS정권 때 일어난 모든 일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은 무리”라며 “YS 발언의 본뜻을 모르는 채 뭐라 말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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