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안보예산 선거유용 묵과못해"

  • 입력 2001년 1월 6일 01시 23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5일 저녁 민주당 의원 당무위원 만찬에서 ‘안기부 총선자금 수사’ 문제에 관한 여러 가지 심경과 의지를 토로했다.

김대통령은 먼저 “작년 10월에 이 문제가 불거져 나왔을 때 신중하라고 당부했다. 정말 마음 내키지 않는 문제였다”며 말을 꺼냈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안기부가 1100억원을 가져가 쓴 확증이 나왔다는 말을 듣고는 마음이 내키지 않았지만 대통령이 법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안보를 지키고 공산당 간첩 잡으라는 예산을 선거에 쓴 것을 알면서 그 기록이 다 있을 텐데 대통령이 어떻게 알고 눈감을 수 있나”라고 되물었다.

김대통령은 이어 “나도 그동안 정치하면서 정치자금 받아썼다”고 잠시 술회한 뒤 “그러나 조건이 있는 돈, 불의한 돈은 받은 적 없다. 추호도 거리낌없다. 정도로 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고 김영환(金榮煥) 민주당 대변인이 전했다.

김대변인은 김대통령이 이날 “어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와 논쟁을 벌일 생각은 없었는데 그렇게 됐다”고 아쉬워 하면서 “그러나 새해에는 두 가지를 결심했다. 하나는 인기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물러나고 나서 평가받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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