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들은 영수회담에 임하는 이총재의 태도를 한마디로 “근본적인 국정쇄신이 이뤄진다면 전폭적인 협조를 약속하겠다”는 것으로 요약한다.
주진우(朱鎭于)총재비서실장은 “국정 대쇄신을 전제로 김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게 이총재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즉 10월 청와대 영수회담에서 두 사람간에 상당한 신뢰관계가 형성돼 모든 현안에 대해 요구할 것은 허심탄회하게 요구하고 협조할 것은 흔쾌히 협조하겠다는 얘기였다.
이총재는 이번 회담에서 최우선적으로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의 중립화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수뇌부의 경우 교체를 요구하되, 정 어렵다면 차선책으로 검찰 중립화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검찰청법 개정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총재는 이와 함께 김대통령이 경제회생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주문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총재는 김대통령의 당적 이탈 요구에 대해서는 신중한 쪽이다. 현실성도 의문이지만,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이 바뀐다면 당적이탈 자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게 이총재의 생각이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