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은 이날 세차례에 걸친 남측 서훈(徐勳)국장과 권호웅 북측참사간의 연락관 접촉이었다. 이 접촉후 양측은 오후 5시경 3차 전체회의를 가졌다. 회의 직후 박재규(朴在圭)남측 수석대표는 “회담진행을 가로막던 장애물이 제거돼 이제는 본격적인 회담 진행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됐다”며 북측이 ‘주적(主敵)문제’ 등을 더 이상 거론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음을 간접적으로 설명했다. 이에 앞서 전금진(全今振)북측 단장이 일부 북측대표들과 함께 호텔밖으로 나가는 것이 목격돼, ‘상부’와 모종의 협의를 한 뒤 북측 입장이 변화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이번 회담이 종전과 달라진 점은 남측이 ‘느긋한’ 태도인 반면 북측이 ‘초조해 하는’ 표정이라는 것. 북측은 주적문제 등으로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던 13일 오후부터 이례적으로 몇차례나 남측대표단에게 먼저 ‘막후대화’를 하자고 요청했다. 이런 분위기로 인해 남측 회담관계자들은 “회담 종반에 극적인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관계자는 “첫날 회의에서 남북관계를 전반적으로 짚은 만큼 이제는 미래지향적으로 회담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해 15일 회담에서는 남북이 ‘접점’을 찾을 것임을 시사했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