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협상 '主敵' 대치로 일단멈춤…장관급회담 난항

  • 입력 2000년 12월 14일 18시 54분


‘기(氣)싸움’으로 시작된 4차 남북장관급회담은 회담 이틀째에도 답보 상태를 면치 못했다. 양측은 올해 남북관계에서 발생했던 ‘과거사’에 매달리느라 새해 남북관계에 대한 방향조차 설정하지 못했다. 북측은 14일 2차 전체회의에서도 ‘주적(主敵)’문제를 집요하게 거론했고 남측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번 회담에서 종전과 달라진 점이라면 남측이 ‘느긋한’ 태도인 반면 북측이 ‘초조해 하는’ 표정을 보인다는 것. 한 관계자는 “남측은 대부분의 사안들이 이미 남북간에 합의했던 것인 만큼 일정만 조정하면 된다는 입장이어서 ‘여유’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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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장관급회담]'主敵'개념 싸고 진통

반면 북측은 13일 오전 회담에서 북측의 주적개념 공세와 장충식(張忠植) 대한적십자사총재에 대한 비난에 상기된 표정으로 회담장을 빠져나간 남측 대표단에게 먼저 ‘막후대화’를 요청했다. 이는 매우 드문일. 또 오후 8시경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던 박재규(朴在圭)남측 수석대표에게 전금진(全今振)북측 단장이 “수석대표 단독접촉을 갖자”고 먼저 전갈을 했고 14일 오후 남측 서훈(徐勳)국장과 북측 권호웅참사간의 연락관 접촉도 먼저 제안했다.

이런 분위기로 인해 남측 관계자들은 “회담 종반에 극적인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북측 대표단이 14일 오전회담을 마친 뒤 호텔을 빠져나간 것도 “합의 가능한 사안들을 놓고 상부와 협의하기 위해서일 것”이라는 관측을 낳았다. 한 관계자는 “남북관계를 전반적으로 짚은 만큼 이제는 미래지향적으로 회담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해 15일 회담에서는 남북이 접점을 찾아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4차 장관급회담 제안비교
남측 제안논의 분야북측 제안 및 입장
①3월중 면회소 설치, 가동
②3차방문단 설에 교환
③생사확인자 서신교환 연내실시
④3차 적십자회담 2월 개최
이산가족문제①적십자 회담통해 일정협의
②조속한 시일내 해결원칙에는 원론 적인 동의
①특정인사 비방중지
②취재기자 자유활동 보장
6·15공동선언 이행①주적 개념 철회
②이같은 일의 재발 방지
①남북관계에 획기적 진전남북관계 진전 평가①남북관계 진전 긍정적 평가
①경협추진위원회 2월 구성,운영
②경평축구 개최(1차:평양 6월15일,
2차 서울 9월중 개최)
③교수, 학생, 문화계인사 각각 100명
교류 (3∼5월 순차적으로)
④경제시찰단, 한라산관광단 방문
남북교류 활성화※①태권도 교류로 남북 양측의
태권도 통합방안 논의
②적절한 시기에 방문단 파견
①개성공단 1단계 공사 완료
②임진강 공동조사단 연내구성
남북 경제협력※①대북전력 200만㎾ 지원요청
※②남북어업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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