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계 “대통령부담 덜어주겠다”…2선후퇴 검토

  • 입력 2000년 12월 12일 00시 56분


‘권노갑(權魯甲) 2선 퇴진론’으로 내분 양상을 보인 민주당 내 동교동계 인사들이 자신들의 거취와 관련, “모든 것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뜻에 맡기고 우리는 묵묵히 따른다”는 입장을 정리하고 이 같은 뜻을 청와대를 통해 노르웨이를 방문중인 김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또 동교동계의 남궁진(南宮鎭)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도 최근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며 같은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연말 당정쇄신 과정에서 권최고위원의 최고위원직 사퇴 등 동교동계가 당정 일선에서 전면 퇴진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권최고위원과 한화갑(韓和甲)최고위원 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 정동채(鄭東采)기조위원장 등 민주당 내 동교동계 핵심인사 11명은 10일 밤 시내 모처에서 회동을 갖고 당 내분 수습방안과 당정쇄신 방향 등에 관해 논의한 결과 자신들의 거취 문제를 전적으로 김대통령의 뜻에 맡기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이날 회동 결과를 11일 청와대 정무수석실에 전달했고 청와대는 그 내용을 정리해 노르웨이 현지의 김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한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동교동계 인사들이 전달한 내용은 ‘김대통령의 뜻에 따르겠다’는 것이며 구체적으로 ‘동교동계 2선 퇴진’ 문제를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10일 회동에서 일부 참석자들은 연말 당정개편시 동교동계 인사들이 “당과 청와대의 주요직책을 맡아서는 안된다”며 ‘동교동계 2선 퇴진론’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에 참석한 동교동계의 한 중진은 “‘동교동계 전진배치’로 일컬어지는 현재의 당정체제가 국정개혁의 걸림돌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은 충분히 논의됐다”며 “그동안 김대통령의 메신저로 당 운영에 깊숙이 관여해온 사람들이 책임지고 물러나는 형식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여권은 당정과 청와대 개편을 동시에 단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혁·문철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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