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장관급회담]차질 빚은 남북 일정 재조정

  • 입력 2000년 12월 11일 19시 01분


사실상 올해 마지막 남북사업이 될 제4차 남북장관급회담이 12일부터 15일까지 3박4일간 평양에서 열린다.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은 11일 “이번 회담은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진행된 남북관계 일정을 총결산하고 새해 남북관계의 방향을 협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새로운 합의보다는 실천력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남북 모두 그동안의 남북사업 과정에서 불거졌던 문제점들을 확실하게 따지고 넘어갈 뜻을 밝혀 이번 회담이 뜻밖의 ‘한파(寒波)’를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지난달 2차 경협실무접촉에서 가서명한 ‘투자보장에 관한 합의서’ 등 경협 4대 합의서에 서명한다. 또 남북간에 합의하고도 이행하지 못한 △3차 이산가족교환방문 △이산가족 생사 주소확인 및 서신교환 △경제시찰단 및 한라산관광단 남측 방문 △김영남(金永南)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서울 방문 등 일정을 재조정할 계획이다. 이 밖에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시기에 대한 조율과 경협추진위원회 구성, 경평(京平)축구 부활 문제 등도 논의할 예정이다.

4차 남북장관급회담 예상 의제

의 제해당 행사와 의제당초 합의됐던

일정

일부 행사와 사업의 일정 조정북한경제시찰단, 한라산관광단 방문10월 중순
2차 남북국방장관급회담11월 중순
이산가족생사확인, 서신교환11월 중순
3차 이산가족교환방문12월5∼7일
3차 남북적십자회담12월13∼15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서울방문12월 중순
내년 사업 논의김정일 국방위원장 서울답방‘내년 봄’
경협추진위원회 구성-
‘경평(京平)축구’부활-
북측이 제기할 추가 의제추가경제지원 요구-
공동선언 2항의 통일방안 논의-
장충식한적총재 ‘대북비하’발언 유감표시 -

특히 남측은 국군포로와 납북자의 송환을 촉구하는 국회결의안을 전달하고, 장충식(張忠植)대한적십자사총재 발언에 대한 북측의 ‘지나친 항의’와 2차 이산가족상봉시 남측기자에 대한 ‘연금’ 문제 등을 제기할 방침이다.

그러나 북측이 10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성명에서 “북한에 대한 ‘주적론’을 철회하지 않는 한 남북합의사항이 제대로 진척될 수 없다”고 밝혀 서로 첨예하게 대립할 가능성이 있다.

북측은 또 최근 관영방송을 통해 ‘낮은 단계의 연방제는 연방제 통일로 가는 과정’이라고 잇따라 주장한 바 있어 통일방안 논의를 제의할 가능성도 있고, 내년도 대북 경제지원의 규모와 시기 문제도 꺼낼 것으로 관측된다.

박재규장관을 수석대표로 한 남측 대표단 38명은 12일 오전 10시 아시아나 특별기편으로 김포공항을 출발해 서해 직항로를 거쳐 평양에 들어간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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