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 평양방문단, 짧은 만남에 아쉬움

  • 입력 2000년 12월 1일 16시 33분


제2차 남측 이산가족 방문단은 1일 두차례 개별상봉과 50년만에 가족과 함께 식사를 나눈 공동중식으로 '짧은 만남'을 아쉬워했다.

남북의 이산가족 253명은 전날 단체상봉에 이어 남측 이산가족의 숙소인 고려호텔 객실에서 오붓하게 만나 상봉의 기쁨을 나눴다.

이날 4시간30분동안 진행된 개별상봉에서 홍대중(洪大仲·79·서울 성동구 옥수동)씨는 꽃다운 처녀시절 아내의 사진과 50년 수절로 절개를 지켜온 북녘의 아내 박선비(70)씨의 주름진 얼굴을 번갈아 쓰다듬었다.

남북의 이산가족들은 이날 개별상봉에서 가족사진을 놓고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정담을 주고 받았다.

특히 방북단 가운데 최고령인 유두희(柳斗熙·100·강원도 원주시 문막읍) 할머니는 고려호텔 2층 식당의 공동오찬에서 맏아들 신동길(75)씨와 며느리 리화순(66)씨가 차린 '백돐상'(백돌상)을 받았다.

백돌상을 마련한 북측의 아들 동길씨는 "통일이 돼서 어머니를 다시 볼 수 있어야 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또 이날 오찬은 남북의 이산가족들이 어울려 노래자랑을 펼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넘쳐났다.

남측 이산가족들은 이어 만경대 학생소년궁전을 참관, 공연을 관람한 뒤 북한적십자회 중앙위원회가 만수대예술극장에서 주최한 환송만찬에 참가했다.

한편 남측 이산가족 방문단의 지원인원 중 일부는 별도로 만수대창작사, 평양지하철 등을 돌아봤으며, 봉두완(奉斗玩) 단장은 비공식 일정으로 평양의 장충성당에 들러 미사를 올렸다.

남측 가족들은 이날 평양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낸 뒤 2일 오전 8시 고려호텔에서 북측 가족들과 마지막 작별상봉을 한다.

남측 이산가족 방문단은 2일 오전 9시30분 북측의 고려항공 특별기 JS-613편으로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 약 1시간 뒤 서울 김포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지만 짙은 안개가 계속되고 있는 일기사정에 따라 순안공항 출발시간은 지연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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