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서울 기내 스케치]"수고 많다" 승무원 격려

  • 입력 2000년 12월 1일 0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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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100명씩의 ‘설레는 마음’들을 태우고 서울과 평양 사이를 오간 비행기는 대한항공의 A330―200기종. 2일 헤어지는 아쉬움을 나눌 비행기는 고려항공편으로 8월 상봉 때와 순서가 바뀌었다.

대한항공 ‘상봉 여객기’에는 비행경력 7042시간의 박성종 기장을 비롯해 비행과 기내 서비스 경험이 많은 9명의 ‘베테랑’급 승무원이 탑승했다.

비행시간은 40여분에 불과했지만 들뜬 마음에 식사를 제대로 못했을 승객들을 위해 요기가 될 정도의 기내식이 마련됐다.

추운 날씨에 몸을 보하기 위한 인삼절편과 대추 밤 잣 등 고급 재료로만 만들어 궁중잔치에 올렸다는 두텁떡 등이 인기. 음료수는 콜라 커피 수정과를 많이 찾았다고 한다.

승객들이 고령자임을 감안해 심장질환 등에 사용되는 ‘자동심실제세동기’를 비롯한 첨단 응급치료 장비와 약품도 준비됐으나 다행히 왕복비행 동안 한번도 사용되지 않았다.

승무원 한근혜씨(29)는 “서빙할 때 북쪽 분들은 ‘수고가 많다’는 격려를 잊지 않았고 비행기 탑승에 익숙한 듯 편안하고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며 “뉴스와 가요무대를 기내 방영했지만 대부분 창 밖을 내다보는 걸 보니 고향 땅이 많이 그리운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날 김포공항에 도착한 민경열씨(68)도 “형제들 만날 생각에 비행기가 어땠는지, 뭐가 있었는지 생각이 안 난다. 떡은 참 맛있었다”고 말했다.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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