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백서 내놔]"공적자금 실패…손실액 120∼140조"

  • 입력 2000년 11월 23일 18시 44분


한나라당 이한구(李漢久)제2정책조정위원장은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150쪽 분량의 공적자금 백서를 배포했다. 골자는 ‘공적자금 집행실태가 워낙 엉망이어서 2차 조성분에 대한 국회심의 때는 제도적 제어장치를 만드는 것을 전제로 동의해주겠다’는 것.

▼ 긴급추가 필요분 5조원미만 ▼

이의원은 “공적자금을 지원한 지 3년이 됐는데 금융기능이 여전히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며 공적자금 집행을 실패로 규정했다. 그는 그 이유로 △자금 지원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고 △지원성과가 신통치 않으며 △자금회수 가능성이 너무 낮다는 점 등을 들었다.

이의원은 이미 투입된 공적자금 손실액 90조∼110조원과 추가 투입될 공적자금 관련 손실액 30조원 등 총 120조∼140조원(이자를 제외하고 80조원)을 회수하지 못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를 조세부담으로 환산하면 향후 5년 동안 매년 5∼6%의 세금이 늘어나는 셈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위원장은 공적자금의 문제점으로 우선 감독소홀을 지적했다. 관리체제상 책임지는 정부기구가 없어 공적 자금이 결국 ‘공짜 자금’으로 간주돼 왔다는 것. 그는 제출한 공적자금관리 특별법과 관치금융청산 특별법 등을 제정해 공적자금이 제대로 책정되고 집행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안전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위원장은 또 정부가 요청한 2차 공적자금 40조원 중 내년 2월까지 긴급히 필요한 자금은 최대 7조∼10조원이나, 예금보험공사가 자체 조달 가능한 6조원을 빼면 국회가 서둘러 동의해야 하는 금액은 5조원 미만이라고 주장했다. 이위원장은 2차 공적자금 동의 시기에 대해서는 “개인 견해는 있지만 말할 위치에 있지않다“며 답변을 피했다.

▼ "상의없었다"발표중단 소동 ▼

한편 이원장의 회견 중 잠시 소동이 벌어졌다. 회견 사실을 알지 못한 목요상(睦堯相)정책위의장이 이위원장을 긴급 호출해 “아무런 상의도 없이 혼자 회견을 하느냐”고 질책, 이위원장은 회견을 중단하고 이회창(李會昌)총재와 당 3역에게 자초지종을 보고한 뒤 회견을 재개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한나라당의 공적자금 운용 평가
자금지원 원칙비용최소화, 자기책임과 시장원칙 확립, 국제기준 등 객관성 확보 등이 전혀 지켜지지 않았음.
자금지원 성과신용경색이 오히려 심화됐고, 국가신인도가 99년 하반기 이후 정체 상태이며, 금융산업 체질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도덕적 해이 만연.
자금회수 여부98년 이후 25조4000억원을 회수하는데 그쳐 실적 미진. 공적자금 지원금 중 최종손실액 120조∼140조원(이자 제외 80조원)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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