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 인공위성 대신 발사"…양측 원칙적 합의

  • 입력 2000년 11월 3일 18시 34분


미국과 북한은 3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주재 미국대사관에서 끝난 북―미 미사일전문가 회담에서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개발 포기에 따른 미국의 인공위성 대리 발사 방안에 대해 원칙적 합의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 대표단은 본국으로 돌아가 이같은 내용을 보고하고 추가 실무협의를 거친 뒤 조만간 공동성명 등의 형태로 합의 내용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측은 이날 언론 보도문을 통해 “‘인공위성을 대신 발사해 주면 미사일 개발을 자제한다’는 아이디어에 대해 양측의 깊숙한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보도문은 또 “이번 회담은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 사이에 오고간 미사일 이슈들을 보다 명확히 하는 자리였으며 회담 내용은 구체적이고 건설적이며 매우 실질적이었다”고 말했다.

북측 대표단의 정성일 외무성 군축과장도 “이번 실무급 협상에서는 건설적이고 진지한 논의가 있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나중에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외교 소식통은 “양측이 전반적으로 회담 내용에 만족해 하는 것 같다”며 “지난달에 발표됐던 ‘국제 테러에 관한 북―미 공동성명’같은 ‘미사일 공동성명’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측대표단 관계자는 회담 후 “양측간에는 아직 논의해야 할 중요한 문제가 남아 있다”면서 “우리가 워싱턴에 (회담 내용을) 보고하면 그 후 다음 단계의 조치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해 이번 회담 결과가 빌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임을 시사했다.

<콸라룸푸르〓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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