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회담 이모저모]"할 말이 많아" 3시간 '마라톤'회담

  • 입력 2000년 10월 9일 19시 37분


9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영수회담은 당초 예정시간(1시간반)을 넘겨 3시간 동안 진행됐다.

▽회담 진행 상황 및 분위기〓두 사람은 오전 11시5분부터 낮 12시10분까지 단독회담을 갖고 오찬을 함께 했다. 오찬 후 12시45분부터 오후2시까지 다시 회담하는 등 과거에 보기 드문 ‘마라톤 영수회담’을 했다.

박준영(朴晙瑩)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두분이 흉금을 털어놓고 솔직하고 진지하게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고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오늘은 유달리 김대통령 표정이 부드러웠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인연론(因緣論)〓김대통령은 회담이 끝날 무렵 “옷소매만 스쳐도 연분이란 말이 있는데, 우리가 정계에서 여야 당수로 나라 일을 하는 것은 보통 인연이 아니다. 국민을 편안하게 하고 나라 잘살게 하는 게 우리의 일이다. 앞으로 가족끼리 자주 왕래하며 함께 식사하자”고 말했다고 박수석이 전언.

▽‘할말 많은’ 야당총재, ‘설명할 게 많은’ 대통령〓이총재는 이날 남북관계, 현대문제, 대통령 당적이탈문제 등 김대통령 앞에서 정부 정책을 호되게 비판. 권철현대변인은 “대통령으로서 들으면 상당히 ‘아픈 얘기’까지 모두 거론했다”며 “이총재가 국민을 대표해서 할말을 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김대통령도 그동안 야당에 설명할 부분이 많았는데 영수회담을 통해 두분 사이에 오해가 어느 정도 풀리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곧 의―정(醫―政)간 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는 청와대측의 설명에 따라 의약분업사태와 관련해 이총재가 한 발언은 공개하지 않았다.

<공종식·부형권기자>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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