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조명록특사 美도착…10일 클린턴 면담

  • 입력 2000년 10월 8일 19시 08분


북한의 조명록(趙明祿)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강석주(姜錫柱) 외무성 제1부상 등 10여명의 수행원들과 함께 8일 오후 1시(한국시간 9일 오전 5시) 미국 유나이티드항공 802편으로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해 미국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조 부위원장은 미국을 방문한 북한의 최고위급 인사로 앞으로 북―미관계가 빠르게 개선될 전망이다.

중국 베이징(北京)을 거쳐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조 부위원장 일행은 이날 오후 실리콘밸리에 있는 통신장비업체 루슨트테크놀로지의 사업본부를 방문하고 저녁에 윌리엄 페리 전 미대북정책조정관이 스탠퍼드대 교수회관에서 주최하는 환영만찬에 참석한다. 조 부위원장은 샌프란시스코에서 1박한 뒤 9일 워싱턴으로 이동해 10일 매들린 올브라이트 장관을 만나고 백악관에서 빌 클린턴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다. 저녁에는 의회 지도자들과의 회동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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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1일 올브라이트장관과 다시 회담을 갖고 윌리엄 코언 국방장관, 웬디 셔먼 대북정책조정관을 면담한 뒤 12일 샌프란시스코를 통해 귀국길에 오른다. 이에 앞서 클린턴 대통령은 6일 조 부위원장과의 회동을 통해 “(북―미 관계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북한이 취하려는 조치와 우리가 취해야 할 조치를 숙고할 예정”이라며 “이는 우리의 국익뿐만 아니라 한국 및 다른 우방의 이익과도 부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또 “우리는 남북간에 화해 움직임이 있기 전에 북한에 대한 경수로 사업 이상으로 북―미 관계가 나아가는 것을 거부했다”고 밝히고 북―미 고위급회담의 개최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적당한 범위의 접촉을 갖도록 권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미일은 7일 워싱턴에서 3국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 회의를 열고 조 부위원장의 방미를 앞둔 대북정책을 조율했다.

한국의 장재룡(張在龍)외교통상부 차관보와 미국의 웬디 셔먼 대북정책조정관 일본의 다케우치 유키오(竹內行夫) 외무성 총합외교정책국장이 참석한 회의에서 남북한의 화해 협력이 북―미, 북―일관계의 개선과 함께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에 핵심이 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대북정책 추진에 서로 긴밀하게 협조하기로 거듭 다짐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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