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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9월 27일 01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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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균환(鄭均桓)총무와 한나라당 정창화(鄭昌和)총무는 심야 총무회담이 끝난 뒤 서로 상대방을 향해 “더 강경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창화총무는 비장한 어조로 “협상은 결렬됐다. 더 이상 만나지 않겠다”며 “이제는 힘과 힘의 대결밖에 없다”고 선언했다.
또 정균환총무는 “야당이 장외투쟁으로 가기 위해 우리가 받을 수 없는 안을 내놓고 있다”고 비난했고, 정창화총무는 “여당이 영수회담 제의를 받지 않으면서, 대구장외집회를 방해하기 위해 지연전술을 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날 여야 협상은 한빛은행 불법대출사건, 선거비용실사 개입의혹, 국회법개정안 처리 등 3가지 쟁점에 초점이 모아졌다.
한나라당은 한빛은행사건과 관련, 특검제 실시 명문화를 요구했고 민주당은 반대했다. 선거비용실사 개입의혹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이 국정조사를, 민주당이 국정감사를 주장했다. 국회법개정안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이 원천 무효화 및 재론금지를, 민주당이 3당 합의처리를 고집했다.
여야의 극적타결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한나라당의 최후통첩을 받은 민주당은 27일 오전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한나라당 요구안의 수용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정균환총무는 “대책회의에서 상의해 여러 가지 안을 마련하겠다”며 “협상은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29일 동티모르 유엔평화유지군(PKO) 파병동의안의 단독처리를 기정사실화하고 있고, 한나라당도 이날 대구장외집회를 강행키로 해 협상시한이 촉박하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