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 1차회담]군사신뢰 구축 '첫발' 내딛기

  • 입력 2000년 9월 25일 20시 13분


남북이 25일 첫 국방장관회담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일궈냈다.

경의선 철도연결 및 도로개설을 위한 남북 군사실무위원회 구성은 물론 회담 정례화에 사실상 합의함으로써 군사적 신뢰구축의 큰 걸음을 떼어놓은 것.

남북군사실무위원회는 당면 현안인 경의선 공사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한 필수조건. 비무장지대(DMZ)에서 처음으로 남북 군(軍)이 맞닥뜨리는 만큼 병력의 이동과 접촉을 위한 상호간의 협의가 불가피하다.

군사실무위원회는 빠르면 10월초부터 가동될 전망이다. 남측은 소장급을 위원장으로, 작전부대 연대장(대령) 공병여단장(대령) 등 5명 안팎의 대표를 참여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회담 정례화는 남측이 이번 회담에서 가장 주력했던 사안. 반세기간의 불신과 대결의 빙벽을 녹이기 위해서는 한두번의 만남으로는 어려운 게 사실. 이는 경협이나 사회문화교류 등과 달리 군사회담은 그 성격상 남북의 ‘체제’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

이날 회담에서 남측이 제의한 △남북 군수뇌부간 군사직통전화 개설 △대장급 남북군사위원회와 하위 군사실무위원회 설치 △대규모 병력이동 및 훈련 상호통보 △군인사교류 등이 합의되지 못할 경우 백두산회담에서 이런 문제들이 본격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제2차 국방장관회담이 백두산으로 결정된 것은 김일철(金鎰喆)인민무력부장의 제안에 따른 것이라는 후문. 당초 조성태(趙成台)국방장관은 다음 회담을 11월 중순 묘향산에서 갖자고 제의했으나 김부장이 백두산안(案)을 들고나와 이를 선선히 받아들였다는 것.

북측이 백두산을 차기회담 장소로 내세운 것은 몇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는 분석. 첫 회담을 한반도 최남단인 제주도에서 가진 만큼, 한반도 최북단인 백두산에서 회담을 함으로써 남북의 ‘통일’ 의지를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의도라는 풀이다.

백두산은 또 김일성(金日成) 전 주석이 항일빨치산 활동을 했던 곳인데다,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태어난 성지(聖地)로 북측이 계속 주장해온 ‘자주’의지를 부각시킬 수 있다는 것. 이 때문에 백두산회담에서는 북측이 ‘외세’라고 주장해 온 유엔군사령부와 주한미군의 지위 등 예민한 사안들을 거론할 가능성도 있다.

<제주〓황유성·문철기자>yshwang@donga.com

첫날 회담 남북입장 비교
주요 의제남 측북 측결 론
△국방장관회담 정례화 및 2차회담

△‘6·15공동선언’의 군사적 보장

△경의선 철도연결 및 도로연결 문제, 실무위원회 구성해 논의

△합의사항 공동보도문 발표
11월 중순 묘향산

기조발언서 언급



발표 제의
11월 중순 백두산

기조발언서 언급



발표 수용
11월 중순 백두산

합의



사실상 합의
△군사당국자간 직통전화 설치

△부대이동과 군사연습 통보 및 훈련 참관
제의

향후 검토

미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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