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한빛銀사건 공방 ＂주춤＂…일요일은 쉽니까?

한빛은행 불법대출사건과 관련해 ‘한나라당 배후설’을 둘러싼 여야의 정치 공방이 24일 ‘돌연’ 주춤해져 눈길을 끌었다.

민주당은 신용보증기금 전 영동지점장인 이운영(李運永)씨 측과 접촉해 왔다는 한나라당 엄호성(嚴虎聲)의원의 발언 이후 “한빛은행사건은 ‘대출외압사건’이 아니라 한나라당의 ‘정치공작사건’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연일 비난공세를 퍼부었으나 이날은 논평 하나 내지 않았다.

이는 서영훈(徐英勳)대표가 “여야가 정상적인 정치로 돌아와야 한다”며 당 대변인단에 대야 공세를 자제토록 지시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엄호성의원의 발언 직후 당내 일각에서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사퇴를 요구해야 한다”고 강경론을 제기한데 대해서도 서대표는 “극단적인 주장은 좋지 않다”며 제동을 걸기도 했다. 지금은 배후설을 따지기보다는 정국정상화를 이뤄내는게 급선무라는 것이 서대표를 비롯한 여권지도부의 판단인 듯하다.

배후설에 관한 한 기본적으로 수세적 입장에 있는 한나라당으로서도 ‘휴전’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한나라당도 이날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배후설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완전히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여권에선 “한나라당 모의원이 이씨와 접촉해 자료를 넘겨받은 사실이 확인됐으며, 조만간 그에 대한 소환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여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검찰수사를 통해 배후설의 진상이 낱낱이 밝혀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직 검찰수사라는 변수가 남아있다는 것인데, 여야관계의 기류변화에 따라서 이 문제는 언제든 다시 정치 공방의 전면에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