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對美관계 개선용의 시사…美 "김정일 답방 환영"

  • 입력 2000년 9월 16일 18시 53분


미국 국무부의 리처드 바우처 대변인은 15일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내년 봄 서울을 방문키로 한 것과 관련, "남북 대화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핵심적인 요소"라며 이를 환영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은 남북 대화를 오랫 동안 지지해 왔다"며 "6월 13일부터 15일까지 열렸던 남북정상회담의 성과 위에서 이루어 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에 중요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또 미국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핵 무기 등 현안에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해 한국 일본 등 우방과 긴밀한 협의와 공조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형철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대사는 이날 제 55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최근 김영남(金永南)북한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아메리카 에어라인 항공사로부터 과잉검색을 당한 것에 항의, 방미를 취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이 대사는 "미국측이 프랑크푸르트 공항 사건에 관해 자기 책임을 인정하고 재발방지를 담보한 것에 유의하고 있으며 적대관계를 영구화할 이유도 없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며 미측이 이를 실천행동으로 구체화한다면 언제든지 긍정적으로 호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주 로켓을 개발하는 나라가 많은데도 미측이 유독 우리만 문제를 삼는 것은 어느모로 보나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조-미(朝-美)사이에 적대관계가 해소되고 신뢰가 조성되면 쌍방의 우려를 풀 방도는 얼마든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사는 김영남 상임위원장에 이어 유엔 총회 참석을 돌연 취소한 백남순(白南淳) 외상 대신에 기조연설을 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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