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WP회견]"통일후 미군주둔 北 필요성 인정"

  • 입력 2000년 8월 30일 18시 35분


북한은 오래전부터 남북한 통일후에도 한반도에 미군이 주둔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었으며 이같은 생각을 미국에 전하기 위해 고위사절단까지 파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30일 미 워싱턴포스트지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6월의 남북 정상회담에 관해 답변하던 중 이같이 밝히고 “현재의 남북관계 개선 속도는 내가 예측했던 것보다도 조금 빠르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은 주한 미군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한국의 입장을 잘 이해했다”면서 “한반도는 일본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들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주한 미군이 남아 있는게 바람직하다는 그의 말을 듣고 매우 놀랐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김위원장은 몇년전 자신의 그런 뜻을 전하기 위해 ‘미국에 고위급 사절단을 파견했다’고 털어놓았다”면서 “김 위원장의 (주한미군에 대한) 인식은 남북정상회담의 가장 의미있는 성과중 하나로 나에게 커다란 안도감을 주었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그러나 김위원장은 어떻게 고위 사절단을 보냈는지, 당시 미국의 반응은 어떤 것이었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며 “사절단을 보낸 시기는 대략 김일성(金日成) 주석의 말년쯤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고 대답했다.

김대통령은 또 “남북 관계 개선이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통일로 가는 과정은 오랜 기간에 걸쳐 느리고 점진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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