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만 나오면 목청높여 …"대변인 좀 말려줘요"

  • 입력 2000년 8월 24일 18시 58분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남북문제 얘기만 나오면 목소리가 한 옥타브 높아진다.

그는 24일 남북 화해의 상징적 사업으로 손꼽히는 경의선 철도 복원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경의선 복원 지역이 미군 관할인데 미국의 승인을 받았는지 의문이고, 실제로 복원이 되면 상대적으로 미군 무용론과 미군 철수주장이 거세질 수 있다”는 얘기였다.

21일에도 그는 “대한적십자사측이 평양을 방문하는 이산가족 100명에게 500달러씩 주면서 ‘북측 안내원에게 이 돈을 줘야 북측 가족들이 선물을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는 ‘설익은’ 의혹을 제기했다. 또 이산가족 상봉 첫날인 15일에는 ‘월북자(유미영·柳美英)가 북측 방문단 단장이 될 수 있느냐’는 논평을 내려다가 “그러면 이산가족 상봉 자체에 재 뿌리는 꼴이 된다”고 당내 인사들이 만류하자 중단했다.

6월 남북 정상회담 때는 임동원(林東源)국가정보원장의 방북을 문제삼아 “빨갱이를 잡아야 할 사람이 평양에 가도 되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권대변인은 유독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이렇게 흥분하는 까닭이 무엇인지는 주변사람들도 잘 모른다. 그는 다만 “무엇보다 안보가 중요하지 않느냐”고 말하고 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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