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이산상봉]감회…아픔…말말말

  • 입력 2000년 8월 17일 19시 06분


남북 이산가족 교환방문 사흘째인 17일 서울과 평양에서는 하루 앞으로 다가온 이별의 아쉬움을 담은 말들이 끊이지 않았다.

▽셰익스피어가 살아 있어도 조선민족의 이런 비극적인 삶을 다룬 글은 쓰지 못했을 겁니다(북측 방문단 조진용씨, 어머니에게 자작시를 바치며).

▽능라도 모래사장 속에 손을 쑥 넣으면 조개가 한 줌씩 잡혀 끓여먹곤 했지…(남측 방문단 선우춘실씨, 대동강 유람을 마치고).

▽허락만 해준다면 어머니를 들쳐업고 북한으로 가고 싶다(북측 방문단 김동진씨, 앰뷸런스 안에서 남측 노모와 만나며).

▽저 담장만 넘으면 고향집인데…. 마음이야 당장에 넘어가 보고 싶지(북측 방문단 홍두혁씨, 창덕궁을 둘러보며 고향집이 성균관대 후문 교직원 관사 바로 뒤였다고 회상하며).

▽그때는 열 밤만 자고 나면 돌아온다고 그랬잖아요(남측 방문단 김원찬씨의 동생 선숙씨, 오빠가 언니만 데리고 가서 얼마나 원망했는지 모른다며).

▽남쪽 기자들은 청각이 안 좋은가(북측 방문단 주영훈씨, 한 일간지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는데 다음날 신문에 자기가 하지도 않은 말이 보도됐다고 항의하며).

▽남한 사람들 노랑머리 정말 보기 싫습네다(북측 방문단 박상원씨).

▽여기 든든한 머슴이 있으니 어머니 걱정은 말아라(남측 방문단 이선행씨, 남쪽 부인 이송자씨의 북쪽 큰아들에게 자기가 어머니를 잘 돌보겠다며).

▽‘상봉의 맛’이다(북측 방문단 이록원씨, 생일케이크를 먹으며).

▽몇 년 전 영화 민비를 찍으려다 그만뒀다. 이왕이면 통일 후 경복궁에 가서 찍는 게 낫지 않겠느냐(북측 방문단 영화배우 이내성씨, 동생인 방송인 이지연씨와의 대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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