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단장 유미영씨 가족 비공개 만나

  • 입력 2000년 8월 17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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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영(柳美英·78·여) 북측 이산가족 방문단장이 23년 만에 서울의 둘째 아들 최인국씨(53)와 3녀 순애씨(48) 등 가족을 16일 오후 숙소인 워커힐호텔에서 비공개리에 만났다. 다음은 순애씨가 밝힌 대화 내용과 상봉 분위기.

―첫 만남의 순간은….

“함께 끌어안고 울었다. 그리고 ‘손자 백일도 못해주고 갔어’라며 내 아들(안규원씨·25)을 보고싶어 하셨다. 아들이 직장 다닌다고 했더니 ‘직장인 자식을 둔 애가 왜 이리 젊어’ 하시기에 ‘엄마도 왜 이리 안늙으세요’라고 했다.”

―분위기는 어땠나.

“처음에만 울음을 터뜨렸고 곧 시집간 딸을 보러온 친정어머니 모습으로 돌아갔다.”

―다시 만날 약속은….

“없었다. 어머니께서는 계속 ‘남들과 다르게 해서는 안 되는데’라며 수행원들에게 미안해 했다.”

―오빠 인국씨와의 만남은 어땠나.

“오빠가 나보다 훨씬 많이 울었다. 그동안 고생했던 일이 북받친 것 같다. 어머니도 ‘네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난다’며 오빠를 다독거리고 함께 울었다.”

―성품은 어땠나.

“식사중 수행원이 ‘과거 최덕신장관 운전기사를 했던 분이 우연히 거리에서 단장님을 뵈었다고 하더라’고 말하니 ‘그럼 데려와야지 왜 그냥 보냈느냐’고 말했다 한다. 친절하고 아랫사람에게 잘하는 성품이 여전했고 유명인 여부를 떠나 ‘엄마’임을 느끼게 할 정도로 따뜻했다.”

<김준석기자>kj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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