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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8월 11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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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방문하는 북측 이산가족들의 숙소이자 개별상봉 장소인 워커힐호텔의 엄기호조리장과 이세희조리사.
자신들이 이산가족인양 가슴이 설렌다. 이 곳 한식당 ‘온달’에서 북측 이산가족들에게 내놓을 한정식과 한식뷔페 준비에 하루종일 손은 바쁘기만 한데 마음은 하루에도 몇 번씩 남북을 오간다.
이들이 북측 이산가족 맞이에 더욱 신경을 쓰는 것은 6월 남북정상회담 때 남측 요리사로 북한을 다녀온 인연 때문. 당시 남쪽이 주최한 답례만찬에서 ‘남북화합’의 뜻이 담긴 비빔밥과 석류탕, 밑반찬을 준비해 북쪽 인사들의 찬사를 받았다.
“북한에서 맛본 요리는 우리 옛 음식의 원형이 그대로 보존된 듯 군맛이 없고 깔끔했습니다. 제대로 재현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엄조리장)
“한마디로 신선했어요. 간과 양이 꼭 알맞았고요.”(이조리사)
이들은 이산가족방문이 끝난 뒤 이 역사적인 사건도 기념하고 자신들의 손맛도 뽐낼 겸 ‘반갑습니다’행사를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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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7일 ‘온달’에서 북한음식과 답례만찬 상차림을 내놓을 예정. 평양온반 정식 3만원, 옥류관 냉면 정식 2만7000원, 빈대떡 1만2000원, 북한에 대접했던 만찬 상차림(밀쌈 호박죽 대하찜 은대구와 호박전 전복찜 갈비와 수삼구이 신선로 그리고 비빔밥과 맑은 국 후식)이 8만원. 02―450―4518
엄조리장은 “정성이 담긴 음식은 마음을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며 “북한음식을 함께 먹으면서 다시 이산의 아픔을 겪게될 가족들에게는 위안이 되고, 다른 사람들에겐 북한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북측 이산가족이 꿈에도 그리던 우리측 상봉자들의 숙소인 올림픽 파크텔에서도 이산가족방문기간중 인동초를 가미한 인동갈비탕 외에 가자미식혜 등 북한음식도 내놓을 예정이다. 이 호텔 전병호과장은 “북한에서 온 가족을 맞이하는 것이니 만큼 입맛부터 친숙함을 느끼게 해주기 위해 북한음식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남과 북으로 나뉜 이산가족이 만나는데 이왕이면 우리도 북한음식을 먹어보자. 집에서 직접 만들어서.
“북측 손님 입맛에 맞게, 그러면서도 남쪽 맛을 맛보게 해주느라 바쁘다”는 엄조리장과 이조리사를 붙들고 평양온반 옥류관냉면 빈대떡 생선버섯조림 만드는 법과 북에서 배운 노하우를 꼬치꼬치 물어봤다.
최근 출간된 조선료리협회의 ‘북한 전통요리 바로 그 맛 266선’(여명미디어) 역시 도움을 줬다.
<김진경기자>kjk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