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정유사-軍유착 의혹 장성급 수사

  • 입력 2000년 7월 19일 18시 43분


국방부는 19일 국내 정유 5사로부터의 ‘군 항공유 바가지 구매’(본보 7월5일자 보도) 의혹과 관련해 전직 및 현직 장성을 포함한 관련자들을 상대로 본격 수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군 항공유 구매’와 관련한 감사원 감사결과를 놓고 국회 등에서 정유사와 국방부 조달본부 관계자들 사이의 유착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데 대해 조성태(趙成台)국방부장관이 “이를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수사하라”고 지시한 데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국방부 합동조사단(단장 김시천·金時千육군소장)은 10일부터 거래장부 및 관련 기록을 검토하는 내사작업을 벌인 데 이어 18일에는 98, 99년 군 항공유 구매를 담당했던 조달본부 물자부 박모 대령(국방대 파견 중)과 5, 6급 군무원 등 5명을 소환하는 등 원가산정 과정 및 정유사와의 유착 의혹 등에 대해 조사중이다.

합조단은 군사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관계자들에 대한 은행계좌 추적 작업도 병행중이며 이들의 상급자였던 일부 전직 및 현직 장성들도 추가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또 합조단은 군 항공유 등을 국내 항공사보다 비싼 값에 구매해 1200여억원의 예산을 낭비했다는 감사원의 지적을 받은 뒤 조달본부가 “원가산정방식이 다르다”며 “감사원에 이의신청을 하겠다”고 상부에 보고하고도 이의신청을 하지 않은 경위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그러나 합조단 측은 “소환된 조달본부 관계자들은 개인적 혐의가 포착된 것이 아니고 그들의 직책상 사실 관계 확인 조사에 필요해서 부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감사원은 올해 국방부 조달본부에 대한 감사를 통해 98, 99년 군 항공유 9억3144만ℓ를 구매하면서 국내 항공사보다 ℓ당 92.23원 비싼 280.65원에 구매하는 등의 방식으로 1200여억원의 예산을 낭비했다며 이를 환수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권고했다.

<황유성·이헌진기자>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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