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청문회 준비]李총리서리 "리허설은 무슨…"

  • 입력 2000년 6월 25일 19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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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7일 이틀간 헌정 사상 처음 실시되는 국무총리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당사자인 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서리측과 여야 각당은 청문회 공수(攻守)를 위해 ‘창’과 ‘방패’를 손질하는 등 막바지 점검에 분주했다.

○…이총리서리는 25일 오전부터 총리실에 나와 실무진에서 준비한 인사청문회특위 위원들의 사전 질문서와 이에 대한 모범답변을 꼼꼼히 검토. 이총리서리측은 “이번 인사청문회를 잘해내면 ‘대권 주자’로서 확고하게 자리잡을 수 있다”며 “‘어설픈 방어’에 연연하기 보다 경륜과 능력의 정치인임을 부각시키는 ‘기회’로 활용하겠다”고 다짐.

이총리서리는 ‘리허설을 해보는 게 좋겠다’는 측근들의 건의에 대해서는 “청문회가 웅변대회장도 아닌데 무슨 리허설이냐. 있는 그대로 말하면 된다”며 대범한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

○…민주당은 국정수행능력 검증이라는 인사청문회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다는 방침 아래 당 소속 위원들의 질의를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의 소신 청취에 주력한다는 입장. 아울러 그동안 나돌던 각종 의혹들의 구체적인 증거 유무를 따져 불필요한 의혹을 해소시킨다는 방침.

자민련도 청문회준비팀으로 하여금 300여 항에 달하는 예상 질의 및 답변서를 작성해 이총리서리에게 전달토록 했다. 한 관계자는 “원칙에 입각해 담담하게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불가피했던 점은 솔직히 시인하도록 조언했다”고 설명.

○…한나라당은 청문회 첫날부터 이총리서리의 ‘과거’를 집중 조명해 이총리서리를 ‘양지만 좇는 철새 정치인’으로 규정함으로써 청문회의 주도권을 장악한다는 방침. 이를 위해 이총리서리의 법원 및 검찰 시절은 변호사출신인 원희룡(元喜龍)의원이, 부동산 문제에 대해선 대통령비서관출신인 이성헌(李性憲)의원 등이 전담해 과거 행적을 샅샅이 점검.

그러나 의원들은 요구 자료를 정부측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제출하지 않아 청문회 준비에 어려움이 크다고 호소. 간사인 안상수(安商守)의원은 “준비기간이 열흘에 불과한데다 국세청 등이 ‘사생활 관련 자료 제출은 어렵다’며 협조를 거부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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