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정책토론회]"돌진형 개혁에 피로쌓여" 비판 봇물

  • 입력 2000년 5월 30일 20시 25분


‘국민의 정부 평가와 향후과제’라는 주제아래 30일 열린 민주당 정책토론회에서는 야당의 대여(對與)성토장을 방불케 할 만큼 개혁작업에 대한 비판론이 쏟아졌다.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끈 화두는 ‘개혁 피로감’. 한상진(韓相震)한국정신문화연구원장과 김만흠(金萬欽)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특별연구원, 김연명(金淵明)중앙대교수 등 토론자들은 “김대중(金大中)정부의 ‘잘못된 개혁’이 국민을 피로하게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현정부를 이론적으로 지원해 온 것으로 알려진 한상진원장은 정치분야 주제발표를 통해 권력주체들을 ‘돌진형’이라고 규정하는 등 비판을 주도했다.

한원장은 “권력주체들이 대화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기보다 개혁의 명분을 내세워 앞만 보고 돌진하는 자세로 개혁을 추진해온 것이 문제”라며 “이 때문에 시행착오와 부작용이 생기고 개혁에 불안을 느끼는 집단의 반발이 커지면서 개혁의 피로감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김만흠연구원은 “‘말이 앞서는’ 행태가 개혁전반에 대한 피로감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권교체를 통한 정치개혁의 요체는 새 정치를 보여주는데 있는데 현정부는 실천보다 구호만 외치다가 집권 전반기를 보냈다”고 통렬하게 비판한 뒤 ‘동진(東進)정책’ ‘전국정당화’ 등의 구호성 정책구상을 그 예로 들었다.

행정부와 집권여당의 ‘조정력 부재’가 개혁 피로의 원인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김연명교수는 사회분야 토론에서 “김대중 정부는 의료보험통합 기초생활 보장제 도입 등 획기적인 복지사회제도를 도입했지만 정부 내에서조차 부처간 충돌로 정책결정이 왜곡되거나 지연되는 일이 다반사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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