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동총리'이후 구도]與 대선후보 선택범위 확대

  • 입력 2000년 5월 22일 23시 23분


이한동(李漢東)자민련총재의 국무총리 지명은 여권내 ‘차기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여권의 차기 주자로는 민주당 이인제(李仁濟)고문만이 가시권에 들어와 있는 상태. 그러나 민주당-자민련의 공조 복원과 함께 ‘이한동총리’가 그 전면에 등장함으로써 이고문의 ‘독주’ 상황에 미묘한 변화가 예상된다.

▼與圈 지지기반 넓힐 가능성▼

이총리지명자는 97년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 후보 경선에서 이회창(李會昌)한나라당총재와 경쟁했던 처지로 서울대법대 동기에 같은 법조인 출신인 점 등 여러 면에서 지지기반이 겹친다.

때문에 이총리지명자의 전면 등장은 범 여권 차원에서 보면 지지기반의 외연을 넓히는 동시에 인재풀도 확대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총리지명자가 자민련 인사중에서는 민주당과의 공조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사실도 주목할 대목. 이와 관련, 최근 이총리지명자를 접촉했던 한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그분은 기본적으로 민주당과 자민련이 합당해야 한다는 생각이더라”고 말했다. 이총리지명자의 향후 지향점과 관련해 음미해볼 만한 발언이다.

무소속 정몽준(鄭夢準)의원의 민주당 입당설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여권내에서는 “정의원과 민주당은 기본 노선이 다르다”는 회의론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정의원의 입당설이 끊이지 않는 것은 ‘인재풀 확대’ 전략과 무관치 않다.

차기 주자군이 제한돼 있을 경우 특정인의 독주로 인한 권력누수가 우려되는 문제도 있지만, 야당에 대한 경쟁력 확보의 관점에서도 결코 득이 될 것이 없다는 것이 여권 지도부의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특정인 독주 힘들어져▼

이점에서 이인제고문이 22일 오후 청와대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방문한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청와대 측은 “오래전에 약속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인재풀 확충’과 관련한 대화도 자연스럽게 오갔을 가능성이 크다.

다음달로 예상되는 당정개편에서 노무현(盧武鉉)의원이 입각할 것이란 얘기도 차기 문제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다는 분석.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고건(高建)서울시장, 한화갑(韓和甲) 김근태(金槿泰)의원 등을 포함, 다수의 경쟁을 통해 차기 주자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승모기자> 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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