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권역별 연설회' 도입 논란

  • 입력 2000년 5월 17일 01시 11분


5·31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주류와 비주류 사이에 권역별 연설회 도입을 둘러싼 공방이 뜨겁다.

김덕룡(金德龍)부총재 강삼재(姜三載)의원 손학규(孫鶴圭)당선자 등 비주류 총재경선 후보와 대다수 부총재 경선후보들은 “당헌 당규대로 전당대회 당일에만 합동연설회를 허용하는 것은 불공정 경선”이라며 “4,5개 권역별로라도 대의원들에게 연설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주류측은 “선거가 과열될 우려가 있다”며 반대해 온 터.

양측의 논란은 16일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의 ‘권역별 연설회 적극 검토’ 발언으로 더 심화됐다. 권대변인은 이날 광주를 방문한 이회창(李會昌)총재와 동행한 기자들에게 “권역별 연설회 개최를 이총재에게 건의했다”면서 “비주류 후보들이 총재와 부총재 후보등록에 각각 1억원과 5000만원씩을 내면서도 대의원 접촉기회가 없는 점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고 총재도 이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발언 직후 이총재의 한 측근은 “대변인이 개인 의견을 함부로 말한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결국 권역별 연설회 도입 여부는 당 선관위의 판단 몫으로 넘어갔으나 선관위의 판단에는 이총재의 의중이 크게 작용할 듯하다.

<박제균기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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