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院구성 협상 때아닌 '홀짝 논쟁'

  • 입력 2000년 5월 1일 19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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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수냐, 짝수냐.’

16대 원구성 문제를 협상 중인 여야 원내총무들이 때아닌 ‘홀짝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 논쟁은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 정수 조정과정에서 불거졌다.

어느 당도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자민련과 무소속의 ‘캐스팅보트’를 인정하느냐, 못하느냐는 문제가 핵심 쟁점. 상임위원 정수가 홀수가 될 경우 상임위 의사결정에 자민련 및 군소정당과 무소속 의원들의 영향력이 커지게 되지만 짝수가 되면 가부동수(可否同數)부결조항으로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한나라당은 원내1당의 이점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 법사위와 문화관광위를 제외한 다른 모든 상임위 위원수를 짝수로 한 조정안을, 민주당은 법사 재정경제 통일외교통상 국방 행정자치 문화관광위 등 6개 상임위의 홀수정수안을 내놓았다.

양당의 신경전은 1일 총무협상에 처음 참석한 자민련 오장섭(吳長燮)총무내정자가 모든 상임위 정수를 홀수로 하는 안을 제시하면서 더욱 증폭됐다. 오총무내정자는 “위원장을 표결과정에 참여시키는 대신 캐스팅보트 권한을 인정하지 않는 현행 제도 아래선 원활한 의사결정을 위해 상임위를 홀수로 편성 운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민주당측도 “상임위 정수가 짝수일 경우 교착상태가 계속될 우려가 있어 안건에 대한 가부간 심의를 빨리 끝내기 위해서라도 홀수정수가 돼야 한다”(민주당 박상천·朴相千원내총무)고 자민련을 거들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총무는 “민주당과 자민련의 이같은 제안은 원내 1당인 한나라당을 고사시키려는 협공책”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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