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김성재수석 해임" 집중공세

  • 입력 2000년 4월 28일 19시 34분


‘소수(호남)의 단결은 정의지만 다수(영남)의 단결은 불의’라는 김성재(金聖在)대통령정책기획수석비서관의 발언을 놓고 한나라당과 청와대 간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28일에도 김수석의 해임을 거듭 촉구했으나 청와대는 김수석을 질책하는 선에서 이번 사태를 마무리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한나라당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은 “김수석이 청와대에 그대로 남아 있는 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눈과 귀를 흐릴 수밖에 없다”면서 “다시 한번 강력히 해임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표명. 하총장은 “김수석의 발언은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것으로 지역감정 치유를 강조해온 김대통령의 뜻과도 어긋난다”고 지적.

한나라당은 또 김수석의 발언 중 “한나라당에 몸담고 있는 과거 민주화운동 세력들을 왜 총선연대가 문제삼지 않았는가”라는 대목도 문제삼고 나섰다. 이 발언 역시 민주당에 있는 민주화운동 경력자들은 ‘정의’고, 한나라당에 있는 인사들은 ‘불의’라는 이분법적이며 기형적 발상이라는 것.

○…한나라당이 김수석의 발언을 계속 문제삼는 것은 여권이 한나라당의 영남의석 석권을 ‘영남싹쓸이’로 몰아가며 지역감정문제의 모든 책임을 한나라당에 뒤집어씌우려 한다는 판단 때문. 또 김수석이 총선연대와의 연결고리역을 맡아 낙천 낙선운동을 유도했다는 의혹도 집중공격의 배경으로 작용하는 분위기.

하총장은 “김대통령이 김수석을 문책하고 본인이 사과하지 않는 한 계속 문제삼을 것”이라고 경고.

○…한편 김대통령은 27일 한광옥(韓光玉)비서실장으로부터 김수석 발언파문의 전말을 보고받고 “수석으로서 오해받을 언행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질책했다는 후문.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그 정도면 김수석이 맞을 만큼 맞은 것 아니냐”면서 “지역감정문제는 모두 함께 반성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이 정도 선에서 마무리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 청와대로서는 김수석에 대해 책임을 추궁하거나 해임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셈이지만 한나라당이 계속 물고늘어지자 곤혹스러운 표정.

<김차수기자> kimc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