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2차접촉 안팎]경호-의전등 절차 논의 순조

  • 입력 2000년 4월 27일 18시 58분


남북정상회담 2차 준비접촉에서 남북은 서로의 기본입장을 확인한 뒤 5월3일의 3차 접촉에서 절차문제에 대해 합의키로 하는 등 순조로운 진전을 보였다. 준비접촉이 끝난 후 회담진행 상황을 지켜본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은 “2차 접촉만 놓고 보면 80점 정도”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준비접촉 논의의 양대 축(軸)인 의제문제와 실무절차를 비교해볼 때 다소 명암이 엇갈린다. 먼저 경호 의전 통신 등 실무적인 절차에 대해서는 양측이 94년 무산된 정상회담의 합의를 준용키로 가닥을 잡음으로써 합의단계까지 이른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정상회담의 횟수와 형식, 대표단 규모, 선발대 파견문제, 경호, 의전 등의 문제는 남측 제안대로 받아들이는 입장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견차이가 감지되는 대목은 의제문제. 남측 수석대표인 양영식(梁榮植)통일부차관은 “북한측의 기본입장은 의제문제 등을 광범위하게 논의하자는 것”이라고 말해 아직은 입장차이가 뚜렷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의제문제는 기본적인 원칙을 정한 뒤 추후 접촉에서 양측의 의견차이의 범위를 좁혀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정상회담에서 ‘경협문제를 논의한다’는 식의 원칙적인 테두리를 먼저 만든 후에 실무접촉을 통해 의견을 구체화시킨다는 것. 이는 정부가 구상해오던 정상회담 이전의 ‘완벽한 준비’와는 다소 차이가 나는 대목.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 진행방식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간의 합의를 기초로 남북이 실질적인 관계개선 등의 논의를 발전시키는 방향이 될 것 같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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