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재 청와대수석 '영호남 발언' 파문

  • 입력 2000년 4월 26일 19시 22분


24일의 여야영수회담으로 청와대와 한나라당 사이에 모처럼 형성된 ‘데탕트 무드’가 한 주간지에 실린 김성재(金聖在)대통령정책기획수석비서관의 발언으로 심각한 위협에 직면했다.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26일 성명을 내고 “김수석이 ‘주간조선’ 인터뷰에서 ‘소수(호남)의 단결은 정의(正義)지만 다수(영남)의 단결은 불의(不義)’라는 발언을 했다”며 “신지역주의 선동자인 김수석을 교체하라”고 촉구했다.

권대변인은 “‘호남〓선(善)’ ‘영남〓악(惡)’이란 발상을 하는 그에게서 독일 나치시대 히틀러의 선전상이었던 괴벨스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면서 “궤변을 통해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인물이 청와대에 있는 한 지역감정 치유는 요원하다”고 맹비난.

이에 김수석도 즉각 반박자료를 내고 “권대변인이 인터뷰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고 왜곡 확대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면서 “나는 인터뷰에서 ‘호남의 단결과 영남의 단결을 양비론으로 보는 것은 문제다. 흑인과 백인의 단결, 노동자와 기업주의 단결, 여성과 남성의 단결이 전혀 다른 것처럼 역사적인 측면에서 볼 때 지배당한 소수의 단결은 정의고 지배한 다수의 단결은 불의’라고 말했으나 주간조선이 거두절미하고 제목을 뽑아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한나라당 장광근(張光根)수석부대변인은 다시 성명을 내고 “김수석이 흑인과 백인, 여성과 남성으로 호남과 영남을 비유하는 해괴한 궤변을 하고 있다”며 “김수석의 논리대로라면 호남은 영원히 피압박 민족이나 다름없으며 그런 식으로 특정지역을 재단한다면 영원히 지역감정은 치유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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