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회 院구성 신경전 여전…"영수회담은 회담이고…"

  • 입력 2000년 4월 23일 20시 00분


영수회담을 하루 앞둔 23일 여야는 모처럼 초당적 협력 분위기 속에 우의를 과시했으나 눈앞에 닥친 16대 국회 원 구성 문제를 둘러싸고는 여전히 힘겨루기에 열중했다.

원 구성과 관련한 최대 쟁점은 국회의장을 어느 당이 맡느냐는 것. 한나라당은 여야 모두 과반 의석에 미달하므로 제1당이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나 민주당은 ‘관행’을 들어 양보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원내총무는 이날 “합의를 못하겠으면 차라리 경선을 하자”고 선제 공격을 취했다. 민주당 박상천(朴相千)총무는 그러나 경선 요구에 대해선 언급없이 “과반 의석에도 미달하는 야당이 의장을 맡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격했다.

양당은 이와 함께 16개 상임위원장직 배분 문제에서도 노른자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원만한 국정운영’ 논리를 적용, 운영 법사 정무 정보 문광위와 3개 상설특위 가운데 예산결산특위의 위원장 자리를 자당이 맡아야 한다는 주장. 반면 한나라당은 ‘다수당 우선권’ 논리를 내세워 문광 법사 행자 정무위장 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팽팽한 대립양상을 보이면서 양당은 서로 자민련의 환심을 사느라 공을 들이고 있다. 이부영총무는 최근 자민련 강창희(姜昌熙)사무총장과 접촉한 뒤 “강총장이 정말 대단한 사람이더라”면서 자민련 부추기기에 열중. 민주당측도 비공식적으로 자민련의 원내교섭단체 기준 하향조정(15석으로)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자민련은 여야간 원 구성 협상을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를 관철시키는 기회로 보고 있다. 현재의 △한나라당 133석 △민주당 115석+4석(호남 무소속)구도인 데다 JP가 개원 때 임시의장을 맡게 돼 17석으로도 ‘캐스팅보트’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게 자민련의 계산이다. 그러나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자민련의 요구를 들어준다 해도 ‘소수당의 한계’가 본질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아니어서 당내에선 “자민련의 생존시한은 원 구성 전까지”라는 비관론이 대두되고 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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