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P공조복원 '흐린듯 갠듯'…JP 명확한 반대입장 표명안해

  • 입력 2000년 4월 18일 19시 29분


○…JP는 이날 이한동(李漢東)총재와 함께 신당동 자택을 방문한 신임 당직자들의 인사를 받고 민주당과의 공조 복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 그는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실장과의 대화에서) 나는 듣기만 했고 코멘트한 게 없다. 다만 우리 당 의지를 얘기했지만 그 얘기를 하면 원수가 되기 때문에 안하겠다”고 설명.

JP는 이어 당직자들과 점심 식사를 같이 하면서 “한실장이 오해의 소지를 없애달라는 말과 함께 공조복원을 요청했지만 오해가 아니고 사실이며 지금 이런 환경에서 그런 얘기를 할 때가 아니라 일절 대답하지 않았다”고 부연.

그러나 JP는 공조 복원 여부에 대해 명확하게 반대 입장을 밝히지는 않은 채 “여러분들에게 진정으로 하고 싶은 말은 다른 당에 비해 쓸데없는 소리를 많이 한다는 것”이라며 당직자들에게 입조심을 당부.

○…이번 총선 당선자들도 대부분 민주당과의 공조 복원에 반대 입장을 피력. 강창희(姜昌熙)사무총장은 “내가 사무총장으로 있는 한 공식적인 공조는 없다. 선거판에서 쏟아놓았던 말을 어떻게 주워 담으려고 공조를 한다는 것이냐”고 단언.

강총장은 이어 “내각제다, 합당이다, 선거구제다 하면서 수없이 말을 바꾸고 왔다갔다 하는 바람에 당이 이렇게 된 것 아니냐”며 JP를 비롯한 당 지도부를 비난하는 발언을 하며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탓할 것 없다”며 자성을 촉구.

오장섭(吳長燮)원내총무도 “선거 끝난 지 며칠이나 됐다고 벌써 공조를 따지느냐. 말도 안되는 소리다”고 일축. 김학원(金學元)대변인은 “공조를 깬 것은 민주당이 내각제 등에 대해 약속 어겼기 때문이며 지금 사정이 달라진 게 없는 만큼 민주당과의 공조 복원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쐐기.

○…그러나 당내 일각에선 JP가 공조 복원 문제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향후 상황이 바뀌면 공조 복원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관측도 대두.

특히 자민련이 추진하고 있는 교섭단체 구성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조만간 심각한 자금난에 봉착될 것이어서 그 때가 되면 당내 곳곳에서 민주당과의 관계 회복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제기될 것으로 전망.

충남의 한 당선자도 공조 복원 문제에 대해 “지금은 말할 시기가 아니다”며 답변을 회피해 경우에 따라 공조 복원을 지지할 수 있음을 시사.

반면 이양희(李良熙)의원은 “현안에 따라 판단해 지지 여부를 결정하며 자민련의 색깔을 강화하되 한나라당처럼 맹목적으로 여당에 반대하면 안된다”며 절충론을 피력. 정진석(鄭鎭碩)당선자도 “쟁점별로 그때그때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면 교섭단체가 아니라도 다른 정당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

<송인수기자> issong@donga.com

▼DJ와 JP의 양당공조 관련 발언록▼

△3월30일〓자민련 김종필명예총재가 지난 2년 동안 성심성의껏 도와준 데 대해 감사를 드리고 선거 후에도 자민련과의 공조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DJ, 동아일보 창간 80주년 특별기자회견).

△4월9일〓민주당은 신의가 없고, 말과 행동이 다르다. 음흉한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어 인연을 끊었고 선거 후에도 같이 안한다(JP, 아산정당연설회).

△4월12일〓나는 국가를 위해서라면 백번이고 속아도 괜찮다. 남을 속이는 사람들과는 더 이상 국정을 같이 할 수 없다(JP, 태안정당연설회).

△4월18일〓자민련에 선거결과에 대해 위로의 뜻을 전한다. 앞으로 자민련과 공조관계를 유지해간다는 데에 변화가 없다(DJ, 대국민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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