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화제]법조인출신 후보 99명 출마 40명 당선

  • 입력 2000년 4월 14일 19시 08분


16대 총선에서도 법조계 출신 후보가 많이 당선됐다. 99명이 출마해 지역구 39명과 전국구 1명 등 40명(40%)이 당선됐다.

104명이 출마해 41명이 당선된 15대에 비해 1석이 줄었지만 전체 의석수가 15대 299석에서 이번에 273석으로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의석 총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에서 14%로 늘어났다.

정당별로는 한나라당이 21명으로 가장 많고 민주당 15명, 자민련 3명, 무소속 1명이다. 출신별로는 검사 출신이 16명이고 판사출신 11명, 군법무관 출신 2명, 경찰간부 출신 2명 등. 나머지는 순수 변호사 출신.

이번 총선의 ‘바꿔’ 열풍은 법조계 출신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현역인 한나라당 변정일(邊精一) 이국헌(李國憲) 이사철(李思哲)변호사와 민주당 조찬형(趙贊衡) 자민련 차수명(車秀明) 이건개(李健介)변호사 등 거물급 법조인이 다수 낙선했다.

반면 정치 신인인 원희룡(元喜龍) 오세훈(吳世勳) 윤경식(尹景湜) 이주영(李柱榮·이상 한나라당)변호사와 함승희(咸承熙) 송영길(宋永吉) 문석호(文錫鎬·이상 민주당)변호사 등이 당선돼 새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원희룡변호사는 당선확정 직후 “국민만이 나의 보스”라며 1인 보스정치 타파를 선언했고 함승희변호사는 “너무 과다한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제한하는 법률을 만들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전직 검찰 고위 간부들 중에는 이원성(李源性)전대검차장과 최병국(崔炳國)전전주지검장이 무난히 당선된 반면 부산고검장 출신의 최환(崔桓)후보는 낙선했다.

옷 로비 의혹 사건으로 낙마한 박주선(朴柱宣)전대통령 법무 비서관과 판문점 총격요청 사건의 공동 변호인인 정인봉(鄭寅鳳) 심규철(沈揆哲) 엄호성(嚴虎聲)변호사가 나란히 당선된 것도 눈에 띈다.

법조인들은 “법을 만드는 입법부에 법조인들이 많이 진출하는 것은 당연하고 바람직한 일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변의 한 변호사는 “법조계출신 정치인이 다른 정치인들보다 더 빨리 더 쉽게 현실정치에 동화돼 법을 왜곡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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