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후 정국]金대통령 과반의석 확보 나설까?

  • 입력 2000년 4월 14일 03시 41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총선개표결과를 보고 당초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이 전했다. 방송사 출구조사발표 때만 해도 ‘원내 제1당’의 기대감을 갖기도 했으나 개표결과 한나라당이 1당을 차지하고 민주당이 근접추격한 것으로 윤곽이 잡히자 “그만하면 선전했다”는 평가를 내렸다는 것.

청와대 관계자들은 원내 제1당 확보에 실패한 것을 못내 아쉬워하면서도 “민주당이 수도권에서 압승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전국정당의 면모를 갖추게 됐으며 이는 김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확인해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런 기조 위에서 김대통령은 향후 국정을 자신의 의지대로 주도해 나가려고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관심사는 김대통령이 과반의석 확보에 나설 것이냐의 여부.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김대통령은 인위적인 정계개편이나 야당의원영입으로 정국을 경색시키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단언했다. 대신 자민련과의 공조복원을 추진한다는 것.

그러나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계속 발목을 잡을 경우 김대통령이 결국 집권 전반기와 같은 안정의석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대통령은 이번 선거결과와 상관없이 선거 후 남북정상회담을 집권후반기 국정운영의 ‘동력(動力)’으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평양회담에서 상당 수준의 성과를 거둘 경우 김대통령의 국정운영은 수월해진다고 할 수 있다.

15대 국회에서처럼 ‘거야(巨野)’의 반대로 내치(內治)가 여의치 않으면 남북문제에서 돌파구를 찾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김대통령은 개혁작업의 고삐를 죄어나갈 전망이다. 15대 국회에서 무산된 정치개혁과 2단계 경제개혁을 위한 개혁입법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측근들은 설명했다. 그러나 김대통령의 개혁구상은 현실적으로 ‘여소(與小)’라는 근본적 한계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국정운영도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이 당분간 총선후유증을 치유하기 위한 국민대화합조치와 국정쇄신을 위한 각종 조치에 주력하기로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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