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D-2]3당 지도부 막판 '충청票心 잡기'

  • 입력 2000년 4월 10일 19시 43분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등 여야 3당 지도부가 10일 일제히 충청권으로 달려갔다. 자민련의 ‘독점적 지위’가 약화되면서 그만큼 여야 각당의 대결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이회창총재 대전 홍성 순회▼

○…한나라당으로서는 ‘영남당’이라는 이미지 탈피 차원에서도 충청권 교두보 유지가 절실한 과제. 이 지역에서 자민련의 독주를 저지하고 민주당을 봉쇄할 경우 총선 이후 정국운영에서 확실한 이니셔티브를 쥘 수 있다는 게 한나라당의 판단.

투표일을 사흘 앞둔 시점에서 이회창(李會昌)총재가 대전과 충남 홍성, 예산 등 충청지역을 순회하는 데 시간을 할애한 까닭도 이같은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 이총재는 이날 정당연설회 및 거리유세를 통해 “정부 여당은 오로지 총선에만 몰두, 대통령이 직접 나서고 장관을 대거 동원하는 등 전례 없는 불법 타락선거를 자행하고 있다”며 “집권 여당의 장기집권 음모를 막기 위해 한나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

▼이인제 선대위장 투지앞세우며 강행군▼

○…민주당은 충청지역 후보들이 보여주고 있는 ‘의외의 선전’을 막판 득표로 이어가느냐의 여부가 한나라당과의 ‘제1당 승부’를 가르는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다 충청권 공략의 성패에 자신의 정치적 장래를 걸고 있는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의 ‘투지’까지 더해져 더욱 집요하게 충청권을 노리고 있는 상황.

이인제위원장은 이날 대전의 대덕 등 5개 지역과 충북 청원 청주 진천-음성-괴산의 정당연설회에 잇따라 참석, “이번 총선에서 여당이 안정의석을 얻지 못하면 ‘제2의 경제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며 “지난 2년간 온 국민이 경제난 극복을 위해 피땀을 흘리는 동안 국정 발목잡기에만 골몰해온 한나라당을 심판하자”고 역설.

▼JP, 헬기동원 단결 호소▼

○…충청권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처지인 자민련은 이날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가 헬기를 이용한 고공유세에 나서는 등 가장 다급하게 움직이고 있는 실정.

이날 서대전 시민공원에서 열린 대전지역 합동 정당연설회에서 김명예총재는 민주당과 한나라당에 대해 각각 ‘내각제 배신론’과 ‘경제파탄 책임론’으로 공세를 펼치며 ‘충청권 단결론’을 내세워 지지를 호소.

김명예총재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각각 경상도와 전라도를 다 차지하고 이제는 충청과 경기 등 중부권에 대들어 찢어가려 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찢어가면 여러분들의 의사는 하나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전의 자민련 후보 6명을 모두 당선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싹쓸이론’을 적극적으로 제기.

<윤승모기자> 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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