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총선 여론조사]젊을수록 '특정黨 몰표' 성향 덜해

  • 입력 2000년 3월 22일 19시 25분


동아일보는 ‘리서치 앤 리서치(R&R)’에 의뢰, 전국 227개 선거구를 대상으로 총선 여론조사를 실시하면서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출신지별 투표성향을 알아보는 문항을 추가했다.

이같은 문항을 추가한 것은 ‘지역감정’에 의한 투표행태가 엄존하는 선거현실에서 유권자의 출신지 분포가 선거를 예측할 수 있는 또하나의 단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수도권의 표본 유권자수는 총 2만9009명. 이들에 대해 “아버지의 고향이 어디냐”고 출신지를 물은 결과 △서울 4673명 △경기(인천 포함) 6867명 △부산 경남 1630명 △대구 경북 2303명 △광주 전라 5112명 △대전 충청 5066명 △강원 및 기타(이북 제주도 포함) 3358명 등이었다.

이는 응답자들이 말한 출신지의 합계로 수도권 거주자의 실제 출신지 분포를 산정(算定)할 수는 없지만 수도권 거주자의 투표성향을 짐작하기에는 의미가 있는 자료라는 게 R&R측의 설명.

조사결과 서울출신 유권자는 민주당 지지성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출신지와 선호정당(정당 지지도)을 교차분석한 결과 서울출신이라고 응답한 사람의 26.6%가 한나라당을 지지한다고 답한 반면 민주당 지지는 33.1%였다. 호남출신 응답자 층에서는 민주당 지지가 56.3%로 압도적이었다.

한나라당은 영남출신 중에서도 부산 경남출신(38.8%)보다 대구 경북출신 응답자층에서 더 높은 지지(42.8%)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 등 다른 지역 출신자의 경우 한나라당 지지가 30%로 민주당 지지(25.1%)보다 높았다.

출신지에 따른 선호정당의 편차가 성별과 연령 구분 없이 일관되게 나타났지만 영남출신 젊은층에선 상대적으로 한나라당 지지율이 낮고 민주당 지지율이 높은 추세를 보였다. 호남출신의 경우 50대 이상 층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지지율이 각각 15%, 55.8%였다. 또 20대층에서 양당 지지율은 각각 14%, 55%로 연령과 관계없이 비슷한 지지성향을 보였다.

그러나 대구 경북출신의 경우 50대에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지지율이 각각 49%, 17.3%였으나 20대에서는 각각 36%, 24%였다. 젊은 층에서도 기본적으로는 지역감정이 존재하긴 하지만 장노년층에 비해서는 그 정도가 훨씬 덜한 편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영남출신뿐만 아니라 서울이나 경기 인천, 강원 기타 출신에서도 20대로 내려갈수록 한나라당 지지가 줄고 민주당 지지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전반적으로 수도권 거주 유권자들은 그들의 출신지에 거주하는 유권자들보다는 특정정당 몰표성향이 덜하다는 게 또하나의 특징. 영남거주 유권자들은 한나라당 지지율이 50%선(민주당 지지율 8%선)에 육박하는 데 반해 수도권 거주 영남출신 유권자들의 한나라당 지지율은 40% 남짓(민주당 지지율 20% 상회)이었다. 수도권 거주 호남출신들과 호남거주 유권자들 간에도 비슷한 현상을 보였다.

<윤승모기자> 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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