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대결 잇단 선언]"정책 브레인 쓰러뜨려라"

  • 입력 2000년 3월 8일 19시 14분


“전투에서 이기려면 먼저 적의 장수를 노려라.”

이런 병법(兵法)의 상식을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동시에 사용하고 나섰다. 양당은 8일 정책대결을 선언하면서 약속이나 한 듯 상대방 ‘정책 브레인’에 대한 공세를 퍼부은 것.

민주당은 이날 한나라당 이한구(李漢久)선거대책 위정책위원장이 발표한 농업정책을 공박하면서 “이위원장은과거 농민 비하 발언으로 쇠똥 세례까지 받았던 반농민적 인물”이라고 말했다.

조성우(趙成禹)부대변인은 “이위원장은 82년 경제신문 칼럼을 통해 쇠고기 전면개방을 주장하면서 ‘한국의 농민은 아메리카 인디언과 같다. 정부가 농민을 과보호하고 있다’며 농민을 우롱한 반농민 인사”라고 비난했다.

이위원장은 이에 대해 “그 때 썼던 칼럼은 축산문제를 단순히 ‘소득보상’ 방법으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농민들의 능력을 키우는 식으로 농업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취지의 글”이었다며 “일부 축산농가의 오해로 빚어진 일이었다”고 해명했다.

한나라당도 이날 민주당 김원길(金元吉)선대위정책위원장이 관권선거를 획책하고 있다고 칼끝을 겨누었다. 한나라당은 이날 김위원장이 지역구인 서울 강북 구민들에게 배포한 의정보고서를 공개하며 “김위원장이 의정보고서를 제작하면서 강북구청의 사업 내용을 그대로 자신의 치적인 양 내세웠으며 공무원의 서명까지 부기했다”고 비난했다.

김위원장측은 이에 대해 “우리는 지역개발사업을 국회의원 시의원 구의원이 함께 추진하며 구청과는 당정협의를 통해 추진하고 있다”며 “적법한 의정보고서를 비난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 불이익을 주려는 사전선거운동”이라고 반박했다.

<윤승모·윤영찬기자> 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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