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고지를 향해]3당 움직임/野 색깔論에 與 "잠꼬대…"

  • 입력 2000년 3월 7일 23시 47분


민주당 한나라당 자민련 등은 ‘4·13’총선을 37일 앞둔 7일 인천 경기 충청 전남지역 등에서 지구당개편대회를 갖고 최근 선거쟁점이 된 지역감정 색깔론 등을 둘러싸고 열띤 공방을 계속했다.

▼ 민주당 ▼

서영훈(徐英勳)대표와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인천 서-강화갑, 남을 및 경기 평택을, 안성 지구당 개편대회를 잇따라 열어 수도권을 공략.

민주당은 특히 경기 남부의 경우 보수성향의 지역적 특성 때문에 결코 유리한 지역이 아니라는 판단에 따라 경기지사를 지낸 이위원장을 집중적으로 활용할 계획. 또 인천지역도 지난번 보궐선거에서 나타났듯이 반여(反與)정서가 예상보다 심각하다고 보고 당의 역량을 총동원할 예정.

서대표는 이날 서-강화갑 개편대회에서 “야당은 지금 당리당략에 빠져, 오로지 선거만을 위해 지역감정에 집착하고 있다”고 비난한 뒤 “여당에 안정의석을 줘야 한다”고 안정론을 강조.

이위원장도 평택을 개편대회에서 “일부 야당이 잠꼬대 같은 색깔론을 제기하고 정부가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한다는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지만 대북포용정책은 적성국이었던 중국과 러시아도 인정하는 것”이라고 자민련의 색깔론 제기를 비난.

▼ 한나라당 ▼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날 민주당과 자민련, 한나라당간의 각축이 치열한 충북지역을 순회.

이총재는 먼저 제천-단양 지구당 개편대회에서 김종필(金鍾泌)자민련명예총재가 6일 제기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및 현 정권에 대한 ‘색깔론’에 편승.

얼마 전 JP가 김대통령에 대해 ‘DJ 지역감정 책임론’을 들고 나왔을 때 맞장구를 친 것처럼 이번에도 “김대통령은 김종필씨가 손가락질한 그 사람이 누구인지 밝히라”고 현 정권에 공세의 초점을 맞췄다.

그는 또 “김대통령은 북한의 김정일(金正日)을 식견 있는 지도자라고 칭송했는데 불안하고 걱정된다”고 지적.

이총재는 이어 JP와 자민련의 충청정서 자극 부분을 거론하며 ‘충청도 명예회복론’을 소리높여 강조. 그는 “지역감정에 흔들려서는 절대 안된다.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지역 정치인들로부터 충청인의 명예와 자존심을 회복하자”고 ‘충청인의 긍지’를 자극하는 발언을 계속.

이총재는 오후에는 청주 상당, 흥덕 지구당 합동개편대회에서 당원들의 ‘대통령’ 연호 속에 등단한 뒤 “나는 청주에서 중학교를 다녔다”고 지역연고를 강조.

▼ 자민련 ▼

김종필명예총재는 이날 충남 천안(위원장 정일영·鄭一永)과 보령-서천지구당(위원장 이긍규·李肯珪) 개편대회에 잇따라 참석해 충청권 세몰이를 계속.

김명예총재는 이미 ‘지역감정 DJ책임론’ 등으로 충분히 충청권의 ‘임전(臨戰) 열기’를 달궜다고 판단한 탓인지 이날은 다소 톤을 하향 조정.

JP는 이날 ‘색깔론’ 등에 대한 눈총을 의식한 듯 “나라고 육두문자를 써가며 욕하고 싶은 생각이 없을 리 없지만 남을 욕하거나 헐뜯어본 일이 없다”며 “남다른 가정교육을 받았고 몇자 배운 처지에서 그런 일은 안한다”고 주장.

JP는 또 ‘보수 중심론’을 내세워 향후 선거 뒤 정계개편 과정에서 자민련의 역할을 주장하면서 내각제 개헌의 계속 추진을 역설. 그는 특히 내각제개헌 유보결정에 반발해 반기를 든 한국신당 김용환(金龍煥)의원의 지역구인 보령에서는 “내각제를 안하겠다는 게 아니고 계속 추진하겠다는 일시보류였다”고 해명. 이날 행사장인 대천실내체육관 인근에는 버스 수십대가 줄지어 서있었고 행사를 마친 뒤 자민련 지도부는 선관위의 자제 요청을 무시하고 대천역 앞에 나가 세를 과시.

<윤영찬·이철희·공종식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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