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고지를 향해…]4당 움직임

  • 입력 2000년 3월 7일 20시 06분


《민주당 한나라당 자민련 등은 ‘4·13’ 총선을 37일 앞둔 7일 인천 경기 충청 전남지역 등에서 지구당개편대회를 갖고 최근 선거쟁점이 된 지역감정 색깔론 등을 둘러싸고 열띤 공방을 계속했다. 또 민국당은 입당자들의 환영식을 갖는 한편 2차 조직책 명단을 발표하는 등 창당작업을 서두르는 모습이었다.》

▼민주당▼

민주당은 7일 서영훈(徐英勳)대표와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 등 당지도부가 총출동, 인천 서-강화갑과 남구을 및 경기 평택을, 안성 지구당 개편대회를 잇따라 열어 수도권을 공략했다.

○…민주당은 특히 경기 남부의 경우 보수성향의 지역적 특성 때문에 결코 유리한 지역이 아니라는 판단에 따라 경기지사를 지낸 이위원장을 집중적으로 활용할 계획. 또 인천지역도 지난번 보궐선거에서 드러났듯이 반여(反與)정서가 예상보다 심각하다고 보고 당의 역량을 총동원하기로 했다.

서대표는 이날 서-강화갑 개편대회에서 “야당은 지금 당리당략에 빠져서 오로지 선거만을 위해서 지역감정에 집착하고 있다”고 비난한 뒤 “여당에 안정의석을 줘야 한다”고 안정론을 강조.

○…이위원장도 평택을 개편대회에서 “서해안시대가 개막되고 있지만 평택항 건설작업은 아직도 지지부진하다. 이를 개발하려는 젊은 일꾼에게 힘을 몰아달라”며 정장선(鄭長善)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

그는 이어 “일부 야당들이 잠꼬대 같은 색깔론을 제기하고 정부가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한다는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지만 대북포용정책은 적성국이었던 중국과 러시아도 인정하는 것”이라고 자민련의 색깔론 제기를 비난.

<인천·평택〓공종식기자>kong@donga.com

▼한나라당▼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7일 민주당과 자민련 한나라당간의 각축이 치열한 충북지역을 돌았다.

○…이날 제천-단양 지구당 개편대회 및 청주 흥덕, 상당 지구당 합동 개편대회에 참석한 이총재는 민주당과 자민련에 대한 공세를 계속했다.

이총재는 먼저 JP가 6일 제기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및 현 정권에 대한 ‘색깔론’에 편승했다. 얼마전 JP가 김대통령에 대해 ‘DJ 지역감정 책임론’을 들고 나왔을 때 맞장구를 친 것처럼 이번에도 “김대통령은 김종필씨가 손가락질한 그 사람이 누구인지 밝히라”고 현 정권에 공세의 초점을 맞췄다. 그는 또 “김대통령은 북한의 김정일(金正日)을 식견있는 지도자라고 칭송했는데 불안하고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총재는 이어 JP와 자민련의 충청정서 자극 부분을 거론하며 ‘충청도 명예회복론’을 소리높이 외쳤다. 그는 “지역감정에 흔들려서는 절대 안된다.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지역 정치인들로부터 충청인의 명예와 자존심을 회복하자”고 ‘충청인의 긍지’를 자극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날 오후 청주지역 지구당 개편대회에서 당원들의 ‘대통령’ 연호속에 등단한 이총재는 “나는 청주에서 중학교를 다녔다”고 지역연고를 강조.

<청주〓윤영찬기자>yyc11@donga.com

▼자민련▼

자민련은 7일 충남 천안(위원장 정일영·鄭一永)과 보령-서천지구당(위원장 이긍규·李肯珪)개편대회를 잇따라 열어 충청권 세몰이를 계속했다.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는 이미 ‘지역감정 DJ책임론’ 등으로 충분히 충청권의 ‘임전(臨戰) 열기’를 달궜다고 판단한 탓인지 이날은 다소 톤을 낮췄다.

JP는 이날 ‘색깔론’ 등에 대한 눈총을 의식한 듯 “나라고 육두문자를 써가며 욕하고 싶은 생각이 없을 리 없지만 남을 욕하거나 헐뜯어본 일이 없다”며 “남다른 가정교육을 받았고 몇자 배운 처지에서 그런 일은 안한다”고 주장.

○…이와 함께 JP는 ‘보수 중심론’을 내세워 선거 후 정계개편 과정에서 자민련의 역할을 주장하면서 내각제 개헌의 계속 추진을 역설. 그는 특히 내각제개헌 유보결정에 반발, 반기를 든 한국신당 김용환(金龍煥)의원의 지역구인 보령에서는 “내각제를 안하겠다는 게 아니고 계속 추진하기 위한 일시보류였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장인 대천실내체육관 인근에는 버스 수십대가 줄지어 서있었고 행사를 마친 뒤 자민련 지도부는 선관위의 자제 요청을 무시하고 대천역 앞에 나가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며 세를 과시.

<천안·대천〓이철희기자>klimt@donga.com

▼민국당▼

민국당은 7일 자민련을 탈당한 김동주(金東周·부산 해운대-기장을)의원이 합류하자 모처럼 세불리기에 성공했다며 환한 표정이었다.

○…김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야권통합을 이뤄내기 위해 오랜 정치경륜을 갖춘 선배들이 모여 있는 민국당에 합류하기로 했다”며 “현 여당의 재집권은 있을 수 없고 막아내야 하기 때문에 강력한 야당이 필요하다”고 주장.

그는 “총선 전이나 후에 야권통합논의가 있지 않겠느냐. 자민련 이한동(李漢東)총재가 야권통합의 심부름으로 나를 보낸 것”이라고 부연. 이에 김윤환(金潤煥)창당준비부위원장은 “심부름은 무슨 심부름, 사명감이지”라고 맞장구. 또 김광일(金光一)창당준비부위원장은 “김의원의 입당으로 부산 경남은 물론 대구 경북으로까지 지지세력이 커지는 엄청난 효과가 예상된다”고 고무된 표정.

○…부산 연제에 출사표를 던진 이기택(李基澤)창당준비부위원장은 이날 상도동으로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을 찾아가 만찬 회동. YS와 이부위원장의 만남은 94년 청와대에서 가진 여야총재회담을 빼면 90년 3당합당 이후 처음. 이부위원장의 이날 방문은 YS에 대한 지지를 끌어내 선거전에 적극 활용하려는 다목적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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