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PK의원들 "잠이 안와요"…YS의중 살피며 초조

  • 입력 2000년 2월 24일 19시 53분


한나라당 부산 의원들이 ‘신당 돌풍’ 속에 연일 밤잠을 설치고 있다. 일부 지역의 당 공천 문제가 증폭되면서 부산이 신당 바람의 ‘진앙’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YS의 ‘의중(意中)’이 자신들의 정치생명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의원들은 이미 19일 전체회의를 열어 부산 서구의 공천 재검토를 이회창(李會昌)총재에게 요구했다. 그러나 서구 공천을 받은 이상열(李相烈)씨가 강하게 반발하는 바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당 지도부의 어정쩡한 태도가 지역 여론을 더욱 나쁘게 몰아가고 있다는 게 부산지역 의원들의 한결같은 불만이다.

정형근(鄭亨根)의원은 “부산 여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모두 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한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한 의원도 “이 상태라면 한나라당의 압승이 점쳐졌던 부산에서 최소한 5, 6곳이 신당에 넘어갈 판”이라고 걱정했다. 따라서 신당이 탄력을 받을 경우 선거전에 임박해 부산지역 한나라당 의원 상당수의 신당 합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까지 대두된다. 특히 부산 선거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YS의 ‘지원사격’을 요청하는 의원들의 몸짓은 갈수록 절박해지는 모습이다. 상도동 지원설이 나도는 강경식(姜慶植·무소속)의원과 맞붙게 될 박관용(朴寬用)의원은 23일에 이어 24일에도 YS를 만나 분위기를 살폈다.

박찬종(朴燦鍾)전의원의 중-동구 출마설이 퍼지자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한 정의화(鄭義和)의원도 24일 저녁 상도동을 찾아 YS의 지원을 요청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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