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창당 급류]김덕룡/'탈당 시사'몸값불리기 포석?

  • 입력 2000년 2월 24일 19시 53분


‘야권 신당’ 태동 정국에서 관심을 끄는 인물 중 한 사람이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부총재다. 공천파동과 관련, 당내 투쟁을 벌이겠다던 그가 23일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탈당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수도권에 계보의원을 상당수 확보하고 있는 김부총재가 탈당을 결행, 신당추진파에 합류할 경우 한나라당은 작지 않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러나 김부총재는 자신의 탈당시사 발언이 언론에 대서특필된 24일 침묵을 지켰다. 다만 측근들이 나서 “이총재측에 사당(私黨)식 공천에 대한 시정조치를 분명히 요구했기 때문에 그쪽의 반응이 있을 때까지는 기다려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같은 정황을 볼 때 김부총재가 조만간 탈당을 결행할 것 같지는 않다. 호남출신으로 지지기반이 수도권인 그로서는 탈당해 신당으로 옮긴다고 해도 ‘거물급’ 신당추진파 사이에서 챙길 수 있는 실리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김부총재가 이총재 인책론을 제기하고 나선 것은 당내 입지확보를 위한 ‘몸값 올리기’ 포석 같다는 게 당내의 평. 공천파동에 대한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둔 뒤 총선 후 이총재의 책임을 따지겠다는 게 아니냐는 얘기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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