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씨 종로출마 놓고 與 "긴장"-野 "기대"

  • 입력 2000년 2월 15일 19시 33분


한나라당 조순(趙淳)명예총재의 서울 종로 출마가 ‘4·13’ 총선의 새 변수로 떠올랐다.

한나라당은 조명예총재의 종로 투입으로 취약지역인 서울 강북권에 ‘야당바람’이 불기를 기대한다. 상당기간 ‘정치1번지’로 자림매김했던 종로의 지역적 특성을 감안할 때 조명예총재의 출마는 강북권 벨트 전역으로 야당바람을 확산시키는 견인차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홍사덕(洪思德)선거대책위원장은 15일 “강북권 선거에서 종로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인접한 중구의 박성범(朴成範)의원도 “조명예총재의 종로 출마로 나도 상당히 덕을 볼 것”이라며 기대를 거는 표정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측은 “지역구 선거 이상의 의미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서울시장을 지냈던 조명예총재의 출마가 미칠 파장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현재 종로 지역에는 민주당의 이종찬(李鍾贊)전국가정보원장과 ‘청렴정치 국민연합’의 장기표(張琪杓)창당준비위원장 등이 출마준비를 마치고 표밭을 누비고 있다.

조명예총재의 이같은 승부수는 당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의 의미도 지닌 듯하다.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친정체제에 맞서 당내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상징성 있는 종로에 승부수를 던질 필요가 있기 때문. 1일 강릉 지역구 포기 선언을 한 조명예총재가 다른 지역구를 물리치고 “명분 있는 싸움을 하겠다”며 종로 출마 결심을 굳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종로 출마는 98년 종로 보궐선거 당시 국민회의 노무현(盧武鉉)후보와 맞대결을 피했던 이총재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킬 수 있으리라는 게 조명예총재 쪽 기대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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