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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2월 15일 19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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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이날 호남지역 현역의원 물갈이 폭 축소와 공천탈락설이 나돈 일부 호남 중진들의 회생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일부 공천신청자들이 밀실공천을 이유로 탈당하는 등 당내 반발 움직임이 거세졌다. 이에 따라 여권 핵심부는 호남물갈이 축소방침을 철회하는 한편 민주적 공천 담보방안을 논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했다.
민주당은 당초 호남지역의 경우 현역의원을 절반 정도 교체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실제로는 이에 못미칠 전망이다. 특히 낙천설이 나돌던 김봉호(金琫鎬·전남 해남-진도)국회부의장도 당 기여도 등이 대두되면서 회생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김부의장의 공천 여부에 대한 양론이 있는 만큼 더 검토를 거쳐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 전주 완산에 공천 신청한 장세환(張世煥)씨는 이날 당의 밀실 정실공천을 비판하면서 탈당계를 제출했다.
한나라당은 이날부터 공천작업 마무리를 위해 심사위원들이 합숙에 들어갔으나 공천심사위원인 이부영(李富榮)원내총무가 공천과정을 정면 비판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총무는 기자회견을 통해 “공천과 관련해 당이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면서 “이번 공천은 이회창(李會昌)총재의 개혁노선과 과거 여당의 건강성을 접목하는 과정이 되어야 하는데도 아직도 당에는 기득권을 지키려는 크고 두꺼운 장벽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의 중심이 영남권이라고 해서 지난 30∼40년간 내려온 정치적 컬러가 계속된다면 이총재가 얘기한 당의 새로운 자세와 부합이 되느냐”고 반문하고 “과감한 자기혁신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 이기택(李基澤)전부총재 김덕룡(金德龍)부총재계 등 비주류들도 당의 ‘물갈이’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대해 이총재측은 “공천심사과정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개진될 수 있는 것”이라면서 “정치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계파를 초월해 당선 가능성과 참신성 도덕성 등을 갖춘 인물을 공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차수·양기대기자>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