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자민련 물밑 高位대화…韓실장 28일밤 JP 방문

  • 입력 2000년 1월 29일 01시 05분


민주당과 자민련간에 갈등양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광옥(韓光玉)대통령비서실장이 28일 밤 김종필(金鍾泌)자민련 명예총재를 자택으로 찾아가 공동여당의 공조유지를 원하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한실장은 김명예총재에게 자민련이 주장하는 ‘음모론’은 사실무근이며 임기가 끝날 때까지 민주당과 자민련간의 공조는 반드시 유지되어야 한다는 김대통령의 뜻을 전달했다고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김명예총재는 이 자리에서 한실장에게 민주당 강령에서 내각제가 제외된 점과 시민단체의 낙천운동 파동 등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으나 김대통령의 공조유지 의사는 충분히 이해한 것으로 안다고 여권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공조가 회복될 경우 이를 더욱 분명히 하기 위해 두분이 조만간 어떤 형태로든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해 DJP회동이 추진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민주당 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도 31일 김현욱(金顯煜)자민련 사무총장을 만나 시민단체의 공천부적격자 명단 발표로 야기된 공동여당의 갈등을 치유하고 공조를 계속 유지하는 문제에 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져 주말과 내주초가 양당관계의 향배를 가르는 고비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에 앞서 28일 오후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의 공식 논평을 통해 “‘음모론’을 확산시킨 (자민련) 당사자들은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해 김현욱사무총장을 비롯한 자민련 지도부의 공개사과를 요구해 양당관계가 빠른 시간안에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선거대책위원장도 이날 ‘국민정치연구회’ 초청 연설에서 “민주당과 자민련은 통합이 안된 이상 각자의 정책과 인물을 가지고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고 말해 ‘연합공천 불필요론’을 제기했다.

한편 한나라당의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은 이날 “총선시민연대의 공천부적격자 명단 발표가 청와대와 민주당의 음모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이 공동여당의 한 축인 자민련에 의해 제기된 만큼 공동여당은 ‘음모론’의 실체와 관련 증거를 즉각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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