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총선]울산 11만노동자 票 향배 '태풍의 눈'

  • 입력 2000년 1월 21일 20시 12분


울산지역 총선의 주요 관전 포인트는 민주노동당이 과연 ‘돌풍’을 일으키느냐 여부다. 전체 유권자 65만여명 중 11만여명에 이르는 노동자들의 ‘표심(票心)’이 당락을 가를 결정적 변수가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29일 치러진 동구청장 보궐선거에서도 민주노동당이 전폭 지원한 무소속 이영순(李英順)후보가 당선, 파괴력을 과시했다.

민주노동당은 선거법 재협상으로 신설 가능성이 높은 북구와 함께 동구를 최대 승부처로 겨냥하고 있다. 북구는 현대자동차와 현대정공 노조원만 3만명에 육박하는 상황이고 동구에는 현대중공업 노조가 버티고 있다.

이와 함께 노동운동을 하며 중구에서 지역기반을 다져온 송철호(宋哲鎬)변호사가 선전해 준다면 울산에서만 3석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게 민주노동당의 기대. 특히 무소속 정몽준(鄭夢準)의원이 아성을 굳힌 동구에는 권영길(權永吉)상임대표를 대항마로 내세워 ‘노동과 자본의 대립각’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민주노동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도 노조기반이 두꺼운 동 북구 지역에서 민주노동당이 상대적으로 우세하다는 점을 인정한다. 하지만 동구는 정의원의 기반이 튼튼하고, 북구에도 ‘괜찮은’ 인물을 내세울 경우 민주노동당의 파괴력이 예상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게 한나라당의 판단이다. 또 송철호변호사가 중구 대신 북구 쪽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없지 않아 송변호사가 계속 민주노동당과 함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 중구와 남구 갑,을지역은 상대적으로 노조의 영향력이 떨어져 민주노동당의 선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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