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성씨 행보 의미]'TK+벤처' 신당 시동

  • 입력 2000년 1월 6일 01시 10분


이수성(李壽成)민주평통수석부의장이 민주신당 불참을 결정하고 신당 창당 행보에 나서 이른바 ‘대안정당’ 모색 움직임에 적지 않은 변화기류가 형성될 조짐이다.

이부의장의 신당 모색 행보와 관련해 우선 관심의 대상이 되는 기류로는 김용환(金龍煥·무소속)의원과 허화평(許和平)전의원이 주축이 된 이른바 ‘벤처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이 문제에 대해 양측 관계자들은 5일 “원칙적으로 신당 창당을 함께 모색하기로 뜻을 모은 상태”라고 전했다.

양측의 공감대 형성은 3일 허전의원이 이부의장의 자택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부의장과 허전의원은 “현 여야 3당에 대한 불신이 날로 증폭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세력결집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는 것.

이같은 1차적 과실이 맺어지기에 앞서 여러 갈래의 물밑 탐색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이러한 사전 탐색에는 정호용(鄭鎬溶)전의원도 가세했다. 정전의원은 이부의장과 허전의원 사이를 오가며 ‘연대’의 다리를 놓은 장본인. 정전의원과 허전의원간에 일단 이부의장을 ‘영입’키로 합의하고, 먼저 정전의원이 이부의장을 만나 의사를 타진했다는 것.

또 창당작업의 지원세력 확보를 위해 이부의장과 정전의원은 4일에는 서울에서, 5일에는 대구에서 신현확(申鉉碻)전국무총리 김준성(金埈成)전부총리 장태완(張泰玩)재향군인회장 윤재철(尹在喆)상이군경회장 등 대구 경북(TK)인사들과 잇따라 회동을 가지기도 했다.

허전의원으로부터 이같은 상황을 전해들은 김의원도 환영 입장을 밝힘으로써 4자의 연합 구도가 가시화됐다. 이들 ‘4자연합’이 내세우는 표면적 목표는 현 여야 구조에 대해 불신과 염증을 느낀 세력들을 광범위하게 결집한다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영남권과 충청권에서 현 여야 3당의 지지기반을 파괴하겠다는 것으로 잡혀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리고 구체적 인력충원은 △자민련 내 TK의원과 일부 충청권의원 △TK는 물론 현역의원의 기득권에 막혀 정치 진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부산 경남(PK) 지역 정치 지망생 등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4자연합’이 구체화되기까지는 조율해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다. 연합의 추진 방식과 관련해 이부의장 측은 ‘벤처신당’을 허물고 헤쳐 모여 식으로 하자는 입장인 반면, 김의원측은 현재 자신들이 추진 중인 창당작업에 ‘동참’하는 형식을 상정하는 형편이다.

김의원은 5일 “아직 이부의장과 직접 접촉을 하지 않은 상태여서 명확한 얘기를 하기 어려우나 허전의원으로부터 전해들은 얘기로는 우리와 뜻을 함께할 가능성이 있다고 들었다”며 “그렇다면 환영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우리가 추진하는 당은 ‘보스 정치’를 타파하자는 것이므로 이부의장이든 누구든 집단지도체제의 일원으로 참여해야 할 것”이라는 조건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이부의장측은 “그건 우리가 생각하는 구도와 다르다”며 “우리는 지금까지의 행보는 백지화하고 큰 취지에 맞춰 새롭게 모여 창당을 하자는 것”이라고 말해 상당한 차이를 드러냈다.

<윤승모기자> 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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